이란 지도부 내분 격화…“3주 내 경제 붕괴” 경고 속 민생 위기 한계점
이란혁명수비대, 미사일·드론 공격 유지
이란 경제 악화일로…물가 상승률 세 자릿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재현 우려도
이란 최고 권력 핵심부에서 전쟁 대응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란의 고질적인 경제 위기가 한계점에 임박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런던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이란 내부에선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대통령과 군부 간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인근 걸프국에 대한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는 데 대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이 이견을 빚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인근 국가들을 공격해 중동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IRGC의 전략이 이란 경제와 사회 전반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것이란 입장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휴전 없이는 이란 경제가 3주~1개월 내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IRGC에 공격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중동 갈등의 광풍을 진압하려는 행보를 이어 왔다. 지난 7일 그는 국영 TV 연설에 출연, IRGC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들을 ‘자율 발포’식으로 공격한 데 대해 “어떤 공격도 할 의도가 없다. 그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라며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주변국들에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공개 발언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이후에도 IRGC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이어나가면서 공격 권한을 둘러싼 충돌은 더욱 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행정 및 관리 권한을 행정부 중심으로 복원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바히디 총사령관이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바히디 총사령관은 오히려 “현재의 사태는 전쟁 이전 구조 개혁을 실행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행정부를 질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히디 총사령관은 지난 28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모하마드 팍푸르 총사령관의 후임으로, 실용주의 개혁가 성향의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정반대인 강경파 인물로 분류된다. 사망한 총사령관과 마찬가지로 대외적인 강경 노선을 고집하고 있다. 이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중동 전문가 나티 투비안은 바히디 총사령관에 대해 “휴전은커녕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싸우려 할 것”이라 평가한 바 있다.

문제는 이란의 경제 상황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전쟁이 5주차에 접어들면서 이란 주요 도시에선 현금 인출기가 비어있거나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국영 은행 온라인 뱅킹 서비스가 간헐적으로 중단되는 등 금융 인프라가 급속한 붕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 기반도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공장과 생산 시설은 원자재 부족에 직면해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공급망 붕괴로 생산 차질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8일 남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 이어 27일 철강 공장을 공습, 목표물을 경제 관련 시설로 재설정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물가는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평가다. 일부 생필품 가격은 개전 이전 대비 최소 50% 급등, 가격이 시간 단위로 오르고 있다는 현지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전인 2월에도 필수품 물가 상승률이 이미 105~115%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이 사실상 감당하기 불가능한 초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내 빈곤율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절대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있으며, 수도 테헤란에서는 이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상당수 공공 부문 근로자의 급여와 수당도 제때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사회 전반의 불만이 고조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이란 전역에서는 경제난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으며, 정부가 이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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