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풍력발전 안전 사각지대 정밀 점검…드론으로 24기 전수 진단

황기환 기자 2026. 3. 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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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사고 이후 선제 대응, 노후 설비·화재 취약 기기 집중 점검
민관 합동 투입, 블레이드 균열·부식까지 고해상도 분석 강화
▲ 경주시가 1일부터 20일까지 풍력발전시설 24기를 대상으로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사진은 경주지역 내 풍력발전시설 전경. 경주시

최근 인근 영덕 지역에서 발생한 풍력발전기 전도 및 화재 사망사고로 신재생에너지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경주시가 지역 풍력발전시설을 대상으로 고강도 긴급 수술에 나선다.

시는 1일부터 20일까지 소방서, 발전사, 민간 전문업체인 (주)남경과 함께 '풍력발전시설 민·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단순한 육안 검사를 넘어 드론(UAV) 기술을 전격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지상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타워 상부와 거대 블레이드(날개)의 미세 균열, 연결 부위 부식 상태 등을 초고화질 영상으로 촬영해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주민 강모(62) 씨는 "멀리서 보면 멋진 풍경이지만, 최근 다른 지역에서 발전기가 넘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강풍이 불 때마다 조마조마했다"며 "드론까지 띄워 꼼꼼히 살핀다니 이번 기회에 노후된 부품들이 확실히 교체되어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가동한 지 10년이 넘은 노후 설비 8기와 화재 예방 관리가 시급한 기기 16기 등 총 24기다. 특히 화재 발생 시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큰 산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전기 설비와 소방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경주시의 이번 조치는 인근 지자체의 사고를 '반면교사' 삼은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풍력발전기는 고도가 높고 구조가 복잡해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점검에 그치지 않고, 이번 드론 점검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기기별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주시는 점검 결과 결함이 발견된 시설에 대해 즉각적인 보완과 개선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민간 발전사가 운영하는 시설의 경우, 막대한 보수 비용 등을 이유로 개선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는 이에 대비해 지속적인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이행 여부를 끝까지 추적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재난 예방의 핵심은 '설마' 하는 안일함을 버리는 데 있다. 경주시의 이번 첨단 합동 점검이 풍력발전 시설의 안전 신뢰도를 높이는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