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人으로서의 자질과 덕목

공인은 개인의 사적 영역을 넘어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정치인,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지방자치단체장, 공기업 경영진, 언론인 등 공적 영향력이 큰 인물 등이 포함된다. 공인은 개인의 행동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보다 더 높은 윤리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공인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과 자세는 공공성(公共性)과 봉사 정신으로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태도이다. 또 청렴성과 도덕성이며 책임성, 전문성과 역량, 공정성과 형평성, 소통 능력, 절제와 자기관리, 책임과 비전이 요구된다. 공인은 공공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직무와 역할에 따라 요구되는 덕목의 성격과 우선순위가 다르다. 특히 대표적인 공인 유형인 정치인, 언론인, 공무원 등은 역할에 따라 강조되는 가치가 달라진다.
정치인의 최대 덕목은 공정과 신뢰다. 정치인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공인으로 공공 책임성과 리더십이 강조된다. 공익을 우선하고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며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법의 지배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법관의 덕목도 무겁다. 재판의 공정성·중립성을 담보할 사법부의 독립이며 성실한 법 적용을 위해서다. 정치적 이용을 꾀하는 유혹을 극복할 법관의 성품과 덕성은 법치주의의 성패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다.
언론인도 그렇다. 권력 비판·감시의 사명, 공중에의 봉사에 대한 신념, 진실 추구의 가치를 생각하면 독특한 윤리·역량이 필요하다. 언론인은 사실을 전달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객관성과 진실성이다. 특정 정치세력이나 이해집단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균형 보도해야 하며 권력 감시 기능을 가지고 책임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공무원은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 전문가로 정치인과 달리 정치적 중립성과 행정 전문성이 핵심이다. 정치적 중립성으로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편향되지 않아야 하며 법과 규정에 따른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봉사 정신으로 국민을 위한 행정을 전개해야 한다.
공인이 자기 덕목·금도에 충실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건 어리석은 기대다. 요즘 한국 사회에는 원로배우의 유행어처럼 '못난~놈'도, 영화 '친구'의 명대사처럼 '쪽팔리는' 사람도 널려 있다. 100세 원로 김형석은 이런 사람을 두고 '100년 살아보니 알겠더라. 절대 행복할 수 없는 두 부류'라고 말한다, 권력·명예와 이기(利己)를 쫓다 제 발로 타락·침몰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소싯적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불알 떼서 개나 주라." 사내들이 이런 말을 듣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떳떳하지 못 한 졸장부'라는 극한의 질책이다. 우리 사회에 그런 떳떳하지 못한 공인은 얼마나 많은가. 공인들도 '이름값', '자릿값'을 단단히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면에서 유명세를 뛰고 있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해며 진영논리에 빠져 후배들의 인격을 깔아뭉개며 윽박지르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자릿값' 좀 하며 '쪽팔리는' 짓 좀 하지 않는 공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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