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려면 30억 내” 이 말 현실 됐다…이란 의회 ‘호르무즈 통행료’ 법안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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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매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해협 통과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란에 대해 경제 제재를 집행하는 국가들의 해협 접근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비적대적" 선박들은 이란 당국과 조율을 거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고, 24일에는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 176개국에도 회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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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1척당 200만달러 수준 부과
유엔해양법 미비준 ‘법적 공백’ 틈새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매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선박 한 척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원)를 부과하는 ‘리알화 통행료 시스템’ 도입이 핵심이다. 해협 통제권을 지렛대 삼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이란 관영 프레스TV가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전면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란은 이미 비공식적으로 일부 ‘우호국’ 선박에 한해 최대 200만 달러를 받고 해협을 통과시켜 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27일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뉴스는 선박당 약 200만 달러의 ‘특별 안보 서비스’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예로 들며, 현실화될 경우 연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50조9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법안은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해협 통과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란에 대해 경제 제재를 집행하는 국가들의 해협 접근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재 동참국에 대한 통행 제한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해협 내 보안 조치 대폭 강화, 이란 해군 함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한 세부 프로토콜 수립, 해협 관리 과정에서 이란 군의 역할 확대 등도 법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 승인에 앞서 이란은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해협 장악에 나서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밤(현지시간) 인도 영어 TV 채널 ‘인디아 투데이’ 인터뷰에서 “이란에 부과된 전쟁 상황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한 일련의 조치가 시행 중”이라며 “이런 침략 행위와 무관한 다른 국가들은 안전하고 확실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이란 당국과 필요한 조율을 거친 후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비적대적” 선박들은 이란 당국과 조율을 거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고, 24일에는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 176개국에도 회람됐다.
미국·이스라엘과 그 동맹국 선박은 차단하되, 중국·인도 등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 국가의 배에는 돈을 받고 항로를 열어주겠다는 셈법이다.
의회에서도 지난 21일 반관영 ‘이란학생뉴스통신’(ISNA)을 통해 통행료 법안이 마련된 사실이 알려졌고, 사에드 라흐마트자데 의원은 이를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와 같은 “주권적 권리”라고 역설했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배만 약 3200척으로, 전부 빠져나가면 이란이 거둬들일 금액은 약 64억 달러, 한화로 10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법안이 의회에 상정됐지만 표결 문턱을 넘지 못했다. 7년 만에 같은 구상이 위원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통행료 징수가 국제법에 위배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은 폭 30마일(약 48.3㎞)이 채 안 되며, 이란과 오만의 영해에 각각 속하지만 국제법상 상선 등의 통행이 보장되는 국제 수로로 인정되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26조와 제44조는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과를 보장하며, 단순 통과만을 이유로 비용을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란이 이 협약에 서명만 했을 뿐 비준하지 않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 이번 법안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란이 이 공백을 파고들어 해협 통과를 “안보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포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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