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브로커, 이란전 직전 수백만달러 방산 투자 시도”
지난 2월 블랙록과 방산 ETF 투자 논의 의혹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 거래 의혹’ 전방위 확산
미 검찰, 마두로 실각 베팅 거액 당첨자도 수사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등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자산 관리 중개인이 대이란 군사작전 직전 방산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별개로 미 연방검찰은 도박 사이트에 벌어진 전쟁 관련 베팅에 내부자가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수사에 착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소속인 헤그세스 장관의 중개인이 지난 2월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연락해 ‘방위산업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ETF는 RTX 코퍼레이션과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러먼, 팔란티어 등 방산 업체에 투자하는 총 32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상품이다. 블랙록은 해당 상품을 ‘지정학적 분열과 경제적 경쟁 속에서 정부의 국방·안보 지출 증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성장 기회를 추구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중개인의 모건스탠리 계좌에선 블랙록의 해당 ETF를 매수하는 게 시스템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국방장관이 군사 작전을 준비한 시점에 이 같은 투자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주장은 완전히 조작된 거짓”이라며 “헤그세스 장관도, 그의 대리인도 그런 투자와 관련해 블랙록에 접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블랙록과 모건스탠리는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도박 사이트에서 부당이득을 취하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CNN은 뉴욕 남부연방지검 증권·상품사기 전담 부서 검사들이 최근 급성장한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 관계자들을 만나 해당 사이트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잠재적 위법 행위에 기존 법률을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폴리마켓은 특정 주제에 대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맞힌 사용자들에게 판돈을 몰아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익명의 사용자들이 가상통화로 거래하기 때문에 신원 조회가 어려워 시세 조종이나 내부자 거래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특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시점과 관련해 특정 사용자가 거액의 돈을 거머쥔 사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3일 마두로 대통령이 생포되기 불과 몇 시간 전, 한 사용자는 ‘마두로 대통령이 1월 말 전에 실각할 것’이라는 선택지에 3만2000달러(약 5000만원)를 걸어 40만달러(약 6억원)를 탔다.
니컬러스 비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 대변인은 “시장 참여자들과 만나 법 적용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일반적인 업무”라면서도 “이른바 ‘예측 시장’에도 내부자 거래 금지, 자금세탁 방지, 시세조종 및 사기 방지 관련 법률이 폭넓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이트는 내부 정보에 기반한 베팅을 금지하는 자체 규정을 두고 있지만, 수사기관이 의심스러운 베팅에 대해 실질적으로 혐의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탄 골먼 전 미 연방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집행국장은 “검찰은 피의자가 중요한 비공개 정보를 알고 거래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신탁·신뢰 의무를 위반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관련 법이 모호해 기소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241547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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