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민간시설 파괴 엄포’ 트럼프 향해 “전쟁 범죄” 비판 쏟아져
국제앰네스티 “민간인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피해”
전문가들 “국제법상 전쟁 범죄 간주될 가능성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불발될 경우 이란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비롯한 에너지 기반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두고 식수 고갈 등 중동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피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재개방하지 않으면 “그동안 일부러 건드리지 않았던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하르그섬(어쩌면 모든 담수화 시설까지) 초토화할 것”이라며 군사 시설이 아닌 곳을 타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상 전쟁 범죄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로랑 랑베르 카타르 도하대학원 부교수는 담수화 시설에 대한 공격이 “실수나 부수적 피해가 아니라면 이는 불법적인 전쟁 범죄”라며 “걸프 국가들의 용수 저장량이 몇 주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전개”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예측 가능하며 파괴적인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 인도주의법을 위반할 실질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인프라를 공격당한 이란이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 걸프 국가들의 담수화 시설 등을 폭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AP통신에 따르면 걸프 국가들은 물 공급의 대다수를 해수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바레인은 대부분 식수를 담수화 시설을 통해 충당하고 쿠웨이트(식수의 90%), 오만(86%), 사우디아라비아(70%) 등도 담수화 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란은 지난 7일 미국이 이란 케슘섬의 담수화 시설을 공격했을 때 “이런 선례를 만든 건 이란이 아닌 미국”이라고 비판했고, 바레인 정부는 같은 날 이란의 무인기 공격으로 담수화 시설 1곳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이란의 담수화 시설을 표적으로 삼기 시작할 경우, 걸프 지역 민간인들의 생명선인 담수화 시설이 줄줄이 공격받을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니쿠 자파르니아 연구원은 AP에 식수 공급시설 등을 공격하는 것은 제네바협약 등이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 시설 공격에 관한 질문을 받고 “정부와 미군은 항상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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