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마 금지약물 적발에도 수익은 마사회로…부실 투성이
경기 결과는 그대로…베팅 고객에 보상도 없어
외부 훈련·휴양 경주마 관리·감독도 한계
마사회 "수사 마무리되면 즉각 후속조치 논의"
고객들 "공정 중요한데 농락"·"불신 깊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제주경마공원, 이하 마사회) 소속 경주마에게서 금지약물이 잇따라 검출됐지만 기존 경기 결과는 유지되고 베팅액 전체 환급 등 조치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금 회수하고 전체 환급은 없어…외부 훈련 경주마 관리 한계
경기 출전 경주마 도핑 검사는 사전검사인 혈액검사와 사후검사인 소변검사로 나뉜다. 혈액검사는 전체의 10%, 소변검사는 1·2·3등과 일부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소변검사는 혈액검사보다 약물 검출 정확도가 높다.
문제는 약물 투여 여부가 대부분 사후검사에서 적발된다는 점이다. 즉 이미 경주 결과가 확정된 이후에야 확인되는 것이다.

내부 규정상 입상 경주마에서 약물이 확인되면 해당 경주의 상금을 회수하거나 지급을 취소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번복할 수는 없다.
이번에도 최초 약물이 검출된 3마리의 경우 각각 1·3·2위를 기록한 뒤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 상금 지급은 취소됐지만 경기 결과는 그대로 유지됐다.
금지약물 검출로 사실상 부정 경마가 이뤄졌는데도 베팅 고객에 대한 환급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배당 기준에 따른 베팅액만 지급됐을 뿐 전체 배팅 금액을 환급하거나 재정산하진 않은 것이다.
외부 목장이나 훈련소에서 관리를 받는 경주마에 대한 마사회의 관리·감독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현재 제주경주는 제주마로, 서울과 부산 경마는 외국산 경주마인 더러브렛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더러브렛은 마사회 지정 전문 조련시설에서 훈련을 받는 반면 제주마는 마주가 개별 목장이나 훈련소에 맡겨 관리한다.
이 때문에 마사회는 경주마 관리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고 내부 이력 관리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사회 후속조치 논의하나 고객들 아직 불신
마사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난드롤론 성분이 검출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럽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마주, 조교사 등과 함께 후속조치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약물이 검출된 말과 마주에 대해선 각 지역본부 심판위원을 통해 제재할 계획"이라며 "외부에서 훈련을 받거나 휴양을 다녀온 경주마에 대해 의무적으로 약물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객들의 불신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주를 재개한 지난 27일 오후 제주경마공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60대 남성 강 씨는 "여기 오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경주에 대한 공부를 한다. 무턱대고 번호 찍고 그러지 않는다"며 "그런데 갑작스럽게 일정과 계획이 바뀌니 불신이 깊다"고 말했다.
50대 남성 양 씨는 "경마는 공정이 가장 중요한데 농락당한 거 같다. 많이 황당하다"며 "그래도 전수조사한다고 하니 일단 믿어보려고 한다. 이번 일로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경종을 울리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앞서 마사회는 지난달 27일을 시작으로 경주마 3마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자 경마를 중단하고 전수조사에 나섰고 이후 2마리에서 추가로 약물이 확인됐다. 유력 인물 수사와 유통경로 규명을 위해 경찰에 수사도 의뢰했다.
첫 양성 반응 이후에도 경주를 강행해 늦장 대응 비판을 받았으며 경마가 이틀간 중단돼 매출 약 228억 원과 제주도 세수 20억 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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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창준 기자 cj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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