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리드오프 김도영은 없다? 이범호 타순 구상의 고민과 배경… 박찬호 후계자는 나올까

김태우 기자 2026. 3. 3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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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KIA 타순 구상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김호령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치른 캠프 당시 타순에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해까지 팀 타선을 굳건하게 지키던 부동의 1·4번 타자가 빠졌기 때문이다. 리드오프 박찬호는 두산으로, 4번 타자 최형우는 삼성으로 각각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떠났다.

외국인 타자까지 지난해와 다른 성향의 타자로 데려온 가운데, 사실상 타순 구상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관심이 몰린 것은 김도영(24·KIA)의 타순이었다. 김도영은 장타력도 갖추고 있지만, 기본적인 타율·출루율에 발까지 빠른 선수다. 1번이든, 2번이든, 3번이든 어느 타순에나 다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3할 타율과 3할 중·후반대의 출루율을 내주던 박찬호가 있을 때는 김도영을 1번까지 올릴 이유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박찬호가 빠진 상황에서 김도영의 전진배치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팀 최고 타자를 한 타석이라도 더 쓰는 것은 통계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방법이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민이 컸다.

김도영이 앞으로 가면 테이블세터진의 출루율이 올라갈 수 있지만, 누군가 뒤에서 해결을 해주지 못하면 이 가치도 반감된다. 이 감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기록만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타율과 출루율의 선수가 있더라도 찬스를 만드는 능력과, 찬스를 해결하는 능력은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만드는 것을 잘하는 선수가 반드시 해결도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보통 그 해결은 ‘경험’의 득을 보는 경우가 많다.

▲ 이범호 감독은 현재 팀 타선 구성상 김도영은 만드는 역할보다는 해결하는 역할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KIA타이거즈

이에 이 감독은 김도영을 중심타선에 두고, 찬스를 ‘만드는’ 선수를 찾았다. 여러 선수들이 1·2번에 실험된 가운데,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이 괜찮았던 김호령을 리드오프에 두고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를 2번에 배치했다. 그리고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해결사’들을 중심 타선에 배치했다. 김호령 카스트로가 출루를 하면, 3~5번의 장타력과 해결 능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일단 이 구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를 앞두고 28일 개막전을 복기하면서 팀의 허탈한 역전패에도 불구하고 타순의 흐름과 짜임새는 괜찮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이 타순의 틀을 흔들지 않을 뜻을 드러냈다.

1~5번까지는 현재의 타순을 그대로 두고, 6~7번은 상대 선발 유형에 따라 우타자인 윤도현과 좌타자인 오선우를 번갈아가며 배치한다. 이 감독은 “유격수와 포수 정도만 변화를 주면서 웬만하면 이 타선으로 초반을 끌고 갈 생각”이라고 했다.

▲ 리드오프로 출전한 김호령은 개막 시리즈에서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타석당 5.7개의 공을 보며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KIA타이거즈

일단 먼저 기회를 얻은 김호령(34·KIA)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지난해 팀의 주전 중견수로 도약한 김호령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364, 출루율 0.417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타격을 보여줬다. 당초 이 감독은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인 제러드 데일을 1번으로 염두에 뒀지만 데일이 부진하고 김호령이 호조를 보이자 순번을 바꾼 셈이다.

개막 시리즈에서는 8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그래도 볼넷 2개를 골랐고 타석에서 최대한 끈질기게 달라붙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호령은 개막 시리즈 2경기에서 타석당 무려 5.7개의 공을 봤다. 안타를 치지는 못해도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는 몫을 잘 해냈다. 이것이 출루로 이어지면 꽤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카스트로의 타격이 폭발한 가운데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김호령에 대해 “차분하게 치는 것 같다. 저런 유형으로 바뀌면 가장 좋은 것 같다”면서 “호령이도 앞으로 계속 1번으로 밀고 나가 볼 생각이기 때문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올해 최대한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걸었다. 김호령이 잘하면 KIA는 타선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초반부터 타순 구상을 다시 해야 한다. 중심타선 못지 않은 비중이 김호령의 두 어깨 위에 올라있다.

▲ 올 시즌 KIA 리드오프의 중책을 맡은 김호령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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