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반격능력 갖췄다, 장거리미사일 첫 배치···대중 억지력 강화 목적

김기범 기자 2026. 3. 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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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AP연합뉴스

일본 자위대가 31일 육상 부대에 최초로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방위성이 31일 구마모토와 시즈오카 육상자위대 주둔지에 적의 방공망 밖에서 공격이 가능한 장사정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미사일 배치가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일본이 처음으로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미사일이 배치된 곳은 규슈 구마모토현 쿠마모토시의 겐군 주둔지와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후지 주둔지다. 구마모토현에는 지상 발사형 대함 미사일 시스템인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한 장사정 미사일 ‘25식 지대함 유도탄’이 배치됐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1000㎞다. 중국 연안부와 대만 인근 해역까지 공격할 수 있다.

시즈오카현에는 ‘25식 고속 활공탄’이 배치됐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수백㎞이지만, 일본은 향후 개량 작업을 거쳐 2000㎞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 동북부 일부 지역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일본은 자국산 장사정 미사일을 규슈 미야자키현 에비노 주둔지, 홋카이도 가미후라노 주둔지에도 각각 배치할 계획이다.

이번 미사일 배치에 대해 기존에는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가 가능하다는 일본의 전수방위 방침이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은 적이 공격에 착수했다고 인정하면 피해가 발생하기 전이라도 (반격 능력) 행사가 가능한데, 판단을 잘못할 경우 국제법이 금지하는 선제공격이 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중국은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형을 2000발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은 미군과 합쳐도 이 지역에서의 전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방위성은 장사정 미사일의 배치를 진행시킴으로써 미사일 전력의 갭을 메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 이와는 별도로 사거리가 약 1600㎞인 토마호크를 탑재할 수 있도록 호위함 ‘조카이’를 개조한 바 있다. 조카이는 8월 이전에 토마호크 시험 발사를 하고 9월쯤 규슈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로 귀환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사정 미사일 배치는 “전후 가장 엄중하고 복잡한 안전보장 환경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억지력, 대처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2022년 안보 정책 근간인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반격 능력 보유를 천명했고, 이후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왔다. 아사히는 적의 사정권 밖에서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보유는 3대 안보 문서에 명기된 것이라며 방위성은 당초 예정을 앞당기고, 육해공 자위대에 차례차례 배치한 곳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미사일을 보관할 화약고 부족, 장사정 미사일 훈련지 확보, 먼 곳의 표적을 겨냥하기 위한 육해공 자위대와 미군과의 정보 통합 등 과제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공격을 받을 리스크가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주민 불안에 대응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현대전에서는 개전 초기부터 적의 미사일 기지 등을 집중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 장사정 미사일 배치 지역이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

통신은 방위성이 구마모토현에서 지역 대표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위장비 전시회는 열었지만, 주민 설명회는 개최하지 않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지난 17일 열린 전시회에서는 참가자들은 거의 질문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구마모토현 겐군 주둔지 정문 앞에서는 주민 약 30명이 미사일 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배치 반대’ ‘미사일 필요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현시점에서 주민 대상 설명회를 실시할 예정은 없다면서 “요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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