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버르장머리 고쳐줘야"…日 망언에 합의깨고 나온 돌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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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한중정상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향해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겠다"라고 경고한 것은 계속된 일본 망언에 대한 즉흥 발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처음 한국을 찾은 장쩌민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일본 등 제3국은 공식 의제로 올리지 않기로 한 상황이었다.
한중은 앞서 일본이나 미·중 관계 등 제3국을 겨냥한 문제는 정상회담이 아닌 만찬이나 단독 조찬에서 비공식으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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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한중정상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향해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겠다”라고 경고한 것은 계속된 일본 망언에 대한 즉흥 발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처음 한국을 찾은 장쩌민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일본 등 제3국은 공식 의제로 올리지 않기로 한 상황이었다.
외교부는 31일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외교문서 총 2,621권을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김 전 대통령 초청으로 그해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방한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중은 앞서 일본이나 미·중 관계 등 제3국을 겨냥한 문제는 정상회담이 아닌 만찬이나 단독 조찬에서 비공식으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에토 다카미 총무처 장관의 망언이 나오면서 일본 과거사 문제가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의를 삼가기로 한 사전 조율과 달리 한국 측 기자가 일본 과거사 문제를 물었다. 이에 장 전 주석이 먼저 “일본으로 하여금 역사를 똑바로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도 “건국 이래 일본에서 30회 이상 이러한 망언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어야 한다”라고 동조했다. 다만 방한 이후 한국과 중국은 각각 일본 정부를 향해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공동 대응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진화했다.
당시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 이후 혼란스러운 북한의 상황도 언급됐다. 장 전 주석은 북한 사회의 투명성이 낮아 중국도 북한 정세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김정일이 권력을 장악한 것 같다고 전했다.
1995년은 식민지 지배를 사과한 무랴아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의 전후 50주년 담화가 발표된 동시에 총리 본인을 비롯한 일본 정부 인사의 과거사 망언이 계속된 해이기도 하다. 이 담화로 한일 정상 간 친서가 오가며 해빙되는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같은 해 10월 무라야마 총리가 “한일 병합 조약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 실시된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한일관계는 다시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무라야마 총리가 10월로 예정된 미국 뉴욕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을 한국 여론을 감안해 취소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한국 정부는 “우리가 추진하지 않기로 하고 일본 측에 통보한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김 대통령이 아예 불참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지나친 대응일 수 있다는 당시 주일본 한국대사의 만류에 외교부는 “어제 저녁 상부에서 말씀하시는 과정에 상당히 흥분하셔서 연호와 같은 전보가 나가게 되었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회신하며 진화에 나섰다.
1995년 외교문서에는 이외에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가입 및 각국 기여 △김영삼 전 대통령 미국 방문 △유엔 5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 △이집트 국교 수립 등과 관련한 내용도 들어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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