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루비오도 “이란 전쟁 끝나면 나토 재검토…미국 없으면 나토도 없다”

정유진 기자 2026. 3. 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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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 등을 거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대이란 전쟁이 끝난 후 나토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일부 회원국이 미국에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나토가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만일의 사태 때 미국에 기지 주둔권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덕분에 우리는 기지가 없는 세계 여러 지역, 특히 유럽의 많은 지역에 병력·항공기·무기를 배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미국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감지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중요한 시기에, 스페인을 비롯한 다른 나토 회원국들이 자국의 영공 사용을 거부하고 그것을 자랑까지 하는 것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고 불만을 표했다.

앞서 이날 스페인은 이란 전쟁에 투입된 미군 전투기의 스페인 영공 진입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영공 이용 불허 대상에는 스페인 영토 내에서 이착륙하는 미군 군용기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프랑스 등 제3국에서 출격해 스페인 상공을 경유하려는 미군기도 포함된다.

엘파이스는 이번 조치로 중동으로 향하는 미군 폭격기들이 경로를 우회하고 물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등 작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쿠에르포 스페인 경제통상기업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일방적으로 그리고 국제법을 위반해 개시된 전쟁에 기여하지 않겠다는 우리 입장의 일환”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카디스주 로타 해군기지에 미국 국기와 스페인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루비오 장관은 “나는 나토를 강력하게 지지해왔는데 그 이유는 나토의 기지 주둔권이 우리에게 유연한 작전 능력을 가능케 해주는 지렛대 역할을 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모든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없으면 나토도 없다”면서 “우리가 내일 유럽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결정한다면 나토는 끝장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토는 동맹이고, 동맹은 상호 이익이 돼야 한다. 일방적인 관계여선 안 된다”며 “우리가 이를 고칠 수 있길 바란다. 나중에 다룰 시간이 있을 것이고, 지금은 작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한 뒤 나토에 계속 남을 것인지, 탈퇴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거나 나토의 조약 개정 등을 검토할 계획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7일 “우리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나토에서 탈퇴하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우리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나토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지 않으면 “나쁜 미래를 직면하게 될 것” “협조하지 않으면 기억해두겠다”는 등의 경고를 한 바 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종전 조건으로 요구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에 대해선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엄청난 선례를 남기게 돼 미국도 당장 그렇게 할 수 있고 중국도 남중국해에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협은 이 작전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개방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이 있다.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달성할 길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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