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쏘아올린 공, 제주도지사 후보들 어떻게 받았나?

한형진 기자 2026. 3. 3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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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30일 타운홀미팅서 “제2공항 도민이 잘 판단하라”
오영훈·문성유 “환경영향평가”, 문대림·위성곤·김명호 “주민투표·공론화”

"어쨌든 여러분이 잘 판단하십시오."

30일 열린 제주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2공항 관련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던진 말이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 짧은 발언을 두고 제주도지사 후보들은 저마다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도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부터,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 절차 안에서의 절차로 받아들이는 입장까지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제주 타운홀미팅 모두발언에서 먼저 제2공항을 꺼냈다. 

대통령은 현장 참가자들에게 제주 해저터널 찬반 입장과 관련해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하지 말자는 분이 훨씬 많다. 저도 생각이 같다. 섬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 제주를 제주답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첫 번째 대선에서 검토했던 해저터널 추진 입장과는 달리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것이다.

대통령은 곧바로 "제주 (제2)공항 이야기가 궁금하다.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에 따라 약간씩 신공항 찬반 의견이 갈라지는 것 같던데, (제주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하더라. 제가 궁금하고 주요 정책 결정에 참고해야 한다"며 해저터널처럼 제2공항 찬반 의견을 현장에서 물었다.

찬반에 따라 손을 든 모습을 확인한 대통령은 "하지 말자는 쪽이 여기서는 조금 더 보이긴 한다"며 "어쨌든 여러분이 잘 판단하십시오"라고 마무리했다.

대통령이 먼저 '뜨거운 감자'를 던지고 이후 마이크를 잡으려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영향 때문이었을까, 대통령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제2공항 내용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 타운홀미팅에서 남긴 제2공항 발언을 두고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자들의 서로 다른 해석이 나왔다. ⓒ제주의소리

'도민들이 잘 판단하라'는 대통령의 짧고 굵은 메시지를 두고, 제주 정치권은 여러 해석을 내놨다. 특히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자들은 이전부터 자신들이 제시한 제2공항 해법과 결부했다.

오영훈 지사는 31일 오전 타운홀미팅 평가 기자회견 질의응답 순서에서 "일단 대통령께서는 현재 제2공항 사업 추진과 관련된 여러 상황과 다양한 의견 형성을 철저히 잘 파악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내놨다.

그러면서 "(저는) 제2공항 사업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나오게 되면 바로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하고 갈등조정협의회를 거쳐 숙의과정으로 공론을 모아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가 있다. 그런 방향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좀 더 탄력이 받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의 말씀에 따라서 국토교통부와 함께 (제2공항) 문제를 협의해 나가면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도민에게 이익이 더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환경영향평가와 도의회 심의 과정 안에서 사업 진행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하는데 대통령의 발언을 사용한 셈이다.

이와 달리 문대림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이 "도민 주권을 강조한 것이며, 주민투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대림 의원은 31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발언은 제2공항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역시 도민이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실제로 도민 대다수가 그동안 주민투표를 통한 갈등 해소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해왔다. 저 역시 일관되게 '제2공항 갈등은 주민투표로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결국 대통령의 말씀은 '도민주권'을 강조한 것"이라며 "정부도 도민의 주민투표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도민 결정권과 주민투표에 방점을 찍었다. 

위성곤 의원은 [제주의소리] 질의에 대해 "제2공항 건설 문제는 반드시 안전이 확보돼야 하고, 그 다음에는 주민의 뜻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면서 "주민투표와 공론조사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의 의견을 구할 수 있겠다. 이재명 대통령도 그러한 과정에서 도민들께서 잘 판단하시라고 말씀하신 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주민투표만이 아니라 공론조사까지, 보다 넓은 범위에서 제2공항 결정 방법을 열어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 타운홀미팅 현장 / 사진=청와대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는 [제주의소리] 질의에 "도민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도민들에게 공을 넘겼으니 이제는 도민들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어서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조사됐는지 여부를 전문가를 포함한 도민위원회를 구성해 검증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서 제2공항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진보당 김명호 후보는 "제2공항 갈등과 공무원 조직적 개입이 제기된 불법선거 의혹에 대해 분명한 입장이 없었던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꼬집으면서 "갈등을 만들어 온 정부가 해결의 책임까지 회피해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다시 정부에게 공을 던졌다.

김명호 후보는 "해법은 분명하다. 도민의 의사를 직접 묻는 주민투표를 통해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 중앙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로 도민결정권을 보장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민주당 오영훈 지사와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는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 과정 안에서 판단하자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 문대림 의원과 진보당 김명호 후보는 "주민투표"라는 명확한 교집합이 형성돼 있고,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주민투표와 공론화조사를 아우르는 더 넓은 방법을 제시했다.

11년 째 이어온 제주 제2공항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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