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부 '전쟁추경' 26조2000억 편성…역대 가장 빠른 추경

이석주 기자 2026. 3. 3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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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처, 중동전쟁 대응 '2026년 추경안' 편성
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편성된 첫 '3월 추경'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 등 방안 시행
박홍근(가운데)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처 제공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26조2000억 원 규모로 최종 편성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추경이자 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편성된 첫 ‘3월 추경’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소득 수준과 지역 등에 따라 국민 1인당 최소 10만 원(소득 하위 70% 수도권 거주자)에서 최대 60만 원(비수도권 기초수급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대중교통 환급 확대와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등 민생안정 대책은 물론 수출금융 공급과 나프타 수입비용 일부 제공 등 기업·산업 지원책도 추진한다.

▮‘역대 최단 기간’ 19일 만에 편성

정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을 위해 지난해 6월 19일 총 20조2000억 원(정부안 기준) 규모로 발표됐던 이재명 정부 첫 추경 이후 약 9개월 만에 편성됐다.

특히 역대 처음으로 3월에 추경이 편성됐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시기에 편성된 추경은 산불 피해 복구와 미국 관세 부과 등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4월 편성된 ‘필수 추경’이었다.

정부는 “통상 추경을 편성하기까지 40~50일 정도가 걸리는데 이번 추경에는 19일이 소요됐다”며 “이는 역대 최단 기간 편성”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피해와 실물경제 충격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기획처) 장관은 지난 27일 사전 브리핑에서 “벼랑 끝에 선 사람이 잠깐 부는 바람에도 휘청이듯이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고물가 상황은 소상공인과 청년 등 취약계층에게 보다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지금은 선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경의 규모는 총 26조2000억 원이다. 정부는 이 예산을 크게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 원) ▷민생 안정(2조8000억 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6000억 원) ▷지방재정 보강(9조7000억 원) ▷국채 상환(1조 원)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국채 상환을 제외한 25조2000억 원이 이번 추경의 실제 사용액이 될 전망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10만~60만 원 차등 지급

구체적으로 정부는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를 도입한다. 우선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서민층의 부담 경감을 위해 ▷소득 하위 70%(10만~25만 원) ▷차상위·한부모 계층(45만~50만 원) ▷기초수급자(55만~60만 원)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기획처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3256만 명가량이 소득 하위 70%에 해당한다”며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정도까지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급액은 1인당 10만~60만 원이다.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 비수도권 중에서도 인구감소지역에, 인구감소지역 중에서도 더 낙후된 지역에 더 많이 주는 방식이다.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민간의 차량 5부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K-패스 환급률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K-패스는 국민의 대중교통비 절감 및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해당 요금의 일부를 환급(15회 이상 이용 시)해주는 제도다.

환급률은 ▷저소득(53→83%) ▷3자녀(50→75%) ▷청년·2자녀·어르신(30→45%) ▷일반(20→30%) 등 모든 사업 대상 가구별로 최대 30%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저소득 기후민감 계층(노인·장애인 등) 중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등유·액화석유가스(LPG) 사용 가구(20만 가구 추정)에는 에너지바우처를 5만 원 추가 지원한다.

원자재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등 업계에 대해서는 ‘고용유지지원금’ 대상을 기존 3만8000명에서 4만8000명으로 확대한다.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에도 나선다. 대기업과 연계해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한다.

청년이 선호하는 직업능력개발이나 직장적응 프로그램 등을 대기업 주도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총 1만5000명이 대상이다. 여기에는 1000억 원이 투입된다.

저소득 구직자 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와 생계 등을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구직 경험이 없는 청년에게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8000억 원) ▷문화·관광업계를 위한 영화·공연·숙박·휴가 할인(+586억 원) ▷물류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바우처 확대(7000개사→1만4000개사) ▷수출 정책금융 7조1000억 원 공급 ▷나프타 수입비용 일부 지원(+5000억 원) 등을 추진한다.

▮국가채무 비율 51.6%→50.6%

정부는 이번 추경의 재원을 초과세수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는 추가적인 국채 발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국가 재정이나 국민에게 부담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이후 초과세수만으로 추경을 편성한 것은 총 6차례(1999년·2016년·2017년·2021년·2022년·2023년) 있었다. 이번이 7번째가 되는 셈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과 주식시장 활성화 등으로 법인세수와 증권거래세 등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처 추산 결과 이번 추경에 따라 올해 정부의 총지출은 727조9000억 원(본예산 기준)에서 753조1000억 원(추경안 기준)으로 11.8% 늘어난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6%에서 50.6%로 오히려 낮아진다. 이번 추경 중 1조 원이 국채 상환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추경을 편성해도 1조 원 규모로 국체 상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을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는 4월 10일까지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중동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이 곳곳에서 현실화한 만큼 추경안이 최대한 빠른 속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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