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3’ 된 김효주 세계 1위 ‘도전할 결심’…‘평행이론’처럼 5년마다 찾아온 기회 ‘이번엔 다른 이유’[오태식의 골프이야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티넷 파운더스 컵과 포드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가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넘버 3’가 됐다. 2주 전 8위에서 지난 주 4위로 그리고 이번 주 개인 최고 랭킹인 3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쯤 되면 골프 팬들은 아마 다음과 같은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 “이제까지 김효주의 세계 랭킹 최고 기록이 4위밖에 안된다고?” 이런 합리적 의심 말이다.
앞서 김효주가 세계 4위에 오른 건 10년도 더 된 2015년 일이다. 당시 세계 랭킹은 대한민국이 낳은 걸출한 골프 스타 박인비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 해 세계 1위는 ‘박인비-리디아 고-박인비-리디아 고’ 순으로 바뀌었고 10월 말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리디아 고는 2017년 6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넘겨줄 때까지 장기 집권을 했다. ‘골프 천재’ 소리를 들었던 김효주였지만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부진의 시간을 겪으면서 2018년에는 세계 50위 밖으로 밀리기도 했다. 2021년에는 세계 5위까지 오르면서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넘봤지만 그 때는 고진영과 넬리 코르다(미국)가 왕좌를 놓고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던 시기였다.
마치 5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찾아오는 평행이론처럼 김효주에게 다시 세계 1위에 오를 기회가 왔다. 이번에도 최강의 여자 골퍼 두 명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까지 닮았다. 현재 세계 1위는 지노 티띠꾼(태국), 세계 2위는 코르다이다.
하지만 앞선 두 번의 기회와 다른 점도 꽤 있다. 우선 김효주의 세계 1위에 ‘도전할 결심’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김효주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 포드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세계 1위가 목표냐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 멈칫하기는 했지만 “그래야 할 것 같다”면서 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우회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각오가 느껴지는 반응이다.

김효주는 즐기는 골프를 하는 편이다. 물론 그게 롱런의 바탕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 그의 골프를 보면 어느 정도 절실함도 느껴진다. 30세의 나이로 접어든 김효주의 골프가 오히려 공격성을 띄는 것은 절실함의 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작년보다 15야드 이상 늘어난 드라이브 거리는 강력한 버디 사냥의 무기가 되고 있다. 비록 6개 대회밖에 치러지지 않았지만 작년 135위(247.36야드)였던 드라이브 거리 순위가 96위(264.47야드)로 분명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버디 확률에서도 2위(29.29%) 코르다를 제치고 당당히 1위(31.25%)에 올라 있다. 티띠꾼은 35위(23.68%)에 머물러 있다. 쇼트 게임과 퍼트 능력은 천하의 코르다가 혀를 두를 정도로 여전히 막강하다. 무엇보다 두 번 연속 최강 코르다와 맞붙어 승리하면서 전리품처럼 얻은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지난 주 세계 1위(11.21점) 티띠꾼과 4위(5.38점) 김효주의 점수 차이는 5.83점이었다. 점수가 두 배 이상이었다. 이번 주 1위(10.81점) 티띠꾼과 3위(6.71점) 김효주의 간격은 4.1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둘 사이 점수 차이는 다음 주 더 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한국 여자골퍼는 모두 5명이다. 신지애가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박인비, 유소연, 박성현 그리고 고진영이 뒤를 이었다. 한국 여자골퍼 세계 1위 계보는 2023년 7월 30일 물러난 고진영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대한민국 여자골퍼 6번째 세계 1위 주인공을 향한 김효주의 도전할 결심은 최근 보여준 그의 골프만큼이나 화끈하고 단단하다.

오태식 선임기자 ot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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