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대학 구내식당’…“만원으로 한끼 먹기 버거워” ..런치플레이션 비상

노수빈 기자 2026. 3. 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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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2층에 위치한 학생식당 고를샘.

'저렴한 한 끼'의 상징이었던 대학 구내식당도 속속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학식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양대 측은 "교직원식당은 학생과 교직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다이닝 공간으로 리뉴얼했으며 학생 전용 식당은 별도로 운영 중"이라며 "추후에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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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 ‘런치플레이션’ 비상
저렴한 한끼의 상징 학생식당
반찬추가·뷔페 바꿔 가격인상
점심시간에도 자리 절반만 차
주머니 가벼운 학생 편의점行
“식사 지원체계 많이 만들어야”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2층에 위치한 학생식당 고를샘. 이번 학기 리뉴얼해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거 입점한 이곳은 점심시간임에도 자리가 반절 남짓만 채워져 있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5000∼6000원으로 저렴하게 가격이 형성돼 있는 다른 학생식당 맛나샘은 주문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고를샘에서 제일 저렴한 음식은 6500원의 미트볼토마토파스타였다. 한때 가성비의 대명사로 불렸던 컵밥도 6500원부터 시작했고, 일부 컵밥은 8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햄버거 세트 또한 가장 비싼 메뉴는 1만500원을 호가했다.

미국·이란 전쟁 등 여파로 생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그 파장이 대학가에도 미치고 있다. ‘저렴한 한 끼’의 상징이었던 대학 구내식당도 속속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학식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내식당이 프리미엄 뷔페나 프랜차이즈 매장 등으로 바뀌면서 고가의 ‘만 원 학식’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31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양대는 교직원식당을 프리미엄 뷔페식으로 리뉴얼해 지난 3일부터 운영 중이다. 애초 한 끼 6000원에 식사를 제공했지만 뷔페식으로 바뀌면서 가격은 1만2000원으로 뛰었다. 전날 교직원식당의 한식류 점심 메뉴는 김치 3종을 포함한 반찬 8가지와 곰국 백반이었다. 뷔페식 메뉴가 궁금해 이곳을 찾았다는 경영대 재학생 A 씨는 “메뉴가 다양해지고 맛도 더 좋아졌지만 굳이 이 가격에 밥을 먹어야 할까 고민”이라며 “더 싼 곳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의 다른 대학의 경우 2021년에는 2000원에 판매되던 라면과 3300원이었던 메뉴가, 각각 3500원과 6000원으로 오르는 등 5년 새 두 배 가까이로 가격이 뛰기도 했다. 한양대 측은 “교직원식당은 학생과 교직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다이닝 공간으로 리뉴얼했으며 학생 전용 식당은 별도로 운영 중”이라며 “추후에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 원 학식’ 또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연세대의 부를샘 식당에선 뷔페 메뉴에 돈육김치찜을 추가할 경우 가격은 1만1000원까지 오른다. 서울대는 자하연식당에서 동태매운탕과 5가지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세미 뷔페식을 1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취업난과 고물가 속에 저렴한 식사를 찾는 학생들은 교내 편의점 등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 시내 사립대에 재학 중인 김모(28) 씨는 “한 달 식비를 10만 원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요즘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식사를 때운다”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생 정모(26) 씨도 “학식도 비싸 웬만하면 편의점에서 식사를 자주 해결한다”며 “이제는 외부 식당과 비교해도 메리트 있는 가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안으로 꼽히는 ‘1000원 학식’도 한계가 뚜렷하다. 정부 지원으로 1000원에 한 끼를 제공하는 이 사업은, 재정난을 이유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아침 식사에만 적용되고 있어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점심·저녁은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갈수록 청년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져 상시적으로 식사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수빈·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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