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닥친 WBC 후유증… 대표팀 마운드 지킨 투수들, 개막 2연전 뭇매

심진용 기자 2026. 3. 31. 1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곽빈이 지난 29일 창원 NC전 선발 등판 후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이 2026시즌 초반 변수로 떠올랐다. 17년 만의 WBC 8강을 이끈 대표팀 투수들의 리그 출발이 썩 좋지 않다.

WBC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리그 대표 우완 곽빈(두산)과 소형준(KT)은 첫 등판에서 둘 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곽빈은 29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섰으나 4이닝 4실점으로 고개 숙였다. 같은날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소형준은 3이닝 3실점 후 조기강판했다.

곽빈은 3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4회에 홈런 2방을 맞았다.

소형준은 3회까지 공 83개를 던졌다. 안정된 제구와 땅볼 유도 능력을 앞세운 효율적 피칭이 장점인 투수인데, 이날은 개막 첫 등판임에도 평소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WBC 기간 좋지 않았던 불펜 투수들도 마찬가지로 고전했다. 한화 정우주는 28일 키움 상대로 나선 첫 등판에서 0.2이닝 동안 볼넷 2개에 3안타를 내주고 2실점했다. NC 김영규가 29일 두산전 양석환에게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을 맞았고, LG 마무리 유영찬 역시 1.1이닝 1실점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KT 소형준이 지난 29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29일 열린 개막 2연전에는 WBC 대표팀 투수 중 9명이 1차례 이상 등판했다. 9명 모두 합해 17.1이닝 12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 6.23이다.

WBC 후유증 없이 곧장 호투를 펼친 투수는 KT 마무리 박영현과 SSG 필승계투조 노경은·조병현이다. KT와 SSG는 나란히 개막 2연승을 달렸다.

WBC를 다녀온 투수들은 모두 소속팀에서 비중이 대단히 큰 주축 자원들이다. 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초반 레이스 각 구단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WBC 여파가 특히 신경이 쓰인다. 가장 많은 3명의 투수를 파견했었고, WBC 기간에도 구위가 좋지 않았던 유영찬은 아직도 제 페이스가 아니다. 호주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귀국했던 손주영은 회복해 시범경기에 나섰으나 이번엔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4월 말에나 복귀한다. LG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지만, ‘WBC 후유증’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투수 폴 스킨스가 지난 27일 뉴욕 메츠 상대 시즌 개막전 1이닝 5실점 부진 후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에도 WBC에 출전한 뒤 시즌을 부진하게 출발한 투수가 여럿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 미국 에이스로 활약한 폴 스킨스(피츠버그)는 개막전 0.2이닝 5실점으로 물러나 1회도 채우지 못했다. 시카고 컵스 맷 보이드가 3.2이닝 6실점, 샌프란시스코 로건 웹은 5이닝 6실점을 했다. 이들 3명의 첫 등판 합산 기록이 9.1이닝 17실점, 평균자책 16.39에 달한다.

WBC 대회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 결승전 미국 내 시청자 수가 1078만 4000명으로 지난 대회 결승전(448만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 최고 선수들의 대회 출전 의지가 뜨겁다.

그러나 대회가 정규시즌 개막 직전 열린다는 부담이 여전하다. 투수는 특히 영향이 크다. 봄이 아닌 여름에 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