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새 주거 옵션 ‘실버타운’, 부자들만의 선택일까 [이보소]

박성준 2026. 3. 31. 11:4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식사·청소·여가·건강 풀 패키지
건강·활동적 시니어에 최적 주거
보증금·생활비 상담때 필수체크
시설 품질 외 운영안정성도 확인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490만원(2022년·보험개발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 올해 칠순을 맞은 김성훈(가명) 씨는 아내와 서울 외곽 아파트에 둘이 산다. 아들 둘은 각각 서울과 미국에 살고 있어 명절 외에는 만나기 어렵다. 3년 전 무릎 수술을 받은 아내는 장보기나 청소가 점점 버거워지고, 김씨 본인도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혈압과 혈당 수치가 올라 약을 먹기 시작했다.

설 명절에 만난 사촌형 부부는 최근 실버타운에 입주했다는 얘기를 꺼냈다. 늙고 병든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전해 들은 이야기는 전혀 달랐다. 매끼 차려주는 식사에 전담 건강관리, 동년배 이웃과 매일 어울리는 커뮤니티 생활.

‘이렇게 사는 거면 우리도 갈 수 있겠는데?’ 싶지만 아파트 7억원으로 보증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매달 생활비는 얼마나 드는지, 아내 건강이 더 나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것 투성이었다.

은퇴 후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 한국이 65세 이상이 인구의 20%를 넘어선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이 질문은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자녀와 떨어져 사는 고령 부부가 늘고, 가족 돌봄에만 기댈 수 없는 현실이 뚜렷해지면서 실버타운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요양시설과 혼동, 비용에 대한 막연한 부담, 운영사에 대한 불신까지 겹쳐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실버타운은 정말 ‘부자들만의 선택’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김씨도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로 했다.

Q. 실버타운이라고 하면 아직도 요양시설을 떠올리는 분이 많은데 둘은 무엇이 다른가요?

A.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보는 겁니다. 실버타운은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니어를 위한 주거공간입니다. 편의서비스가 갖춰진 아파트에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식사, 청소, 문화·여가 프로그램, 피트니스시설이 제공되고, 입주자들이 커뮤니티를 이루며 활발하게 생활하는 공간이죠.

반면 요양시설은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의료·돌봄 중심 시설입니다. 전문인력이 24시간 케어하고, 재활이나 기능 회복 훈련도 함께 이뤄집니다.

정리하면 실버타운은 ‘더 잘 살기 위한 선택’이고, 요양시설은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대응’입니다. 건강할 때 어떤 환경에서 노후를 보낼 것인가를 미리 고민하는 것, 그것이 실버타운의 출발점입니다.

Q. 최근 실버타운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배경은 뭔가요?

A. 한국은 불과 25년 만에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고,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0%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입니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가 맞물렸습니다. 이 세대는 자산과 교육 수준이 높고 노후 주거를 삶의 질 문제로 능동적으로 접근합니다. 자녀와 동거하기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고, 좋은 서비스에 기꺼이 투자하려는 성향도 강합니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은퇴 후 20~30년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분들이 늘었고, 그 수요가 단순 요양이 아닌 커뮤니티형 복합 주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가족화로 가족 내 돌봄이 어려워진 것도 시장 확대를 가속하는 요인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험사들이 시니어 주거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했고, 은행권도 시니어 비즈니스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Q. 누구나 입주할 수 있나요?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A. 기본적으로 60세 이상의 건강한 시니어라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습니다. 1인 입주도 가능하고 부부가 함께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부 입주의 경우 같은 세대에서 생활하되 월 생활비 구조가 달라지므로 상담 시 꼼꼼히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절차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입주 상담을 받고 간단한 건강검진을 거치면 계약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다양한 평형대를 운영하고 있어 평형에 따라 대기 없이 바로 입주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기본 정보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지만 공간의 분위기나 실제 생활환경, 입주민의 모습은 직접 와보셔야 느낄 수 있습니다.

Q.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A. 처음에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입주하신 분들은 막상 생활해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오히려 입주 전보다 생활비가 줄었다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시니어가 부부끼리 생활하더라도 식자재비, 주택 관리비, 건강검진, 여가 활동비 등 크고 작은 지출이 꾸준히 발생합니다. 실버타운은 이런 서비스를 한공간에서 통합 제공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작동합니다. 식사, 청소, 건강관리, 여가 프로그램, 안전 시스템이 월 이용료 하나로 묶여 있으니 항목별로 따로 쓰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효율이 높을 수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보증금이나 월 생활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시설마다 계약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비용을 비교할 때는 구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크게 분양형과 임대형으로 나뉘는데, 분양형은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식이고 임대형은 보증금을 맡겨놓고 퇴거 시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보증금이 어떤 조건에서 환불되는지, 월 이용료에 어떤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삼성 노블카운티의 경우 임대형으로 운영하고 있어 퇴거 시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보증금은 평형에 따라 5억8000만~15억8000만원으로 다양하고, 여력에 따라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김씨처럼 아파트 시세가 7억원 정도라면 기존 주택을 정리해 소형 평형 보증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실제로 많다고 합니다.

월 생활비에는 하루 세 끼 식사, 주 2회 세대 청소, 이불 등 대형 세탁대행 같은 일상 지원이 포함됩니다. 단지 내 전용의원 진료와 24시간 간호 인력 상주, 수영장·사우나·골프 연습장·피트니스 등 부대시설 이용도 포함입니다. 1인 기준 월 약 300만원, 부부의 경우 월 550만원 전후가 듭니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같은 서비스를 개별로 이용했을 때의 비용과 비교해보면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건강이 나빠지면 어떻게 되나요? 계속 살 수 있는 건가요?

A. 입주를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노블카운티는 건강 상태의 변화 단계에 따라 서비스를 달리 구성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단계에서는 일반 실버타운 서비스를 이용하고 일상생활에 부분적인 도움이 필요해지면 단지 내 생활 보조거실로 전환해 더 밀착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돌봄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면 요양시설인 노인요양원으로 연계해 드립니다.

이 과정은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평소 건강 변화를 자세히 살피면서 적절한 시점에 충분한 상담을 거쳐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한공간 안에서 건강 단계별로 돌봄이 이어지는 구조이기에 낯선 환경으로 옮겨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입니다.

Q.실제로 입주한 분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뭔가요?

A. 입주민에게 물어보면 공통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안정감’입니다. 식사, 청소 등 가사에서 해방되고, 전담 간호사가 건강을 꼼꼼히 챙겨주니 일상의 불안 요소가 걷히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분이 많습니다. 부부 입주자의 경우 함께 식사하고 여가를 즐기면서 오히려 입주 전보다 대화가 늘고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부부 입주뿐 아니라 배우자 사별 후 입주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자 지내시는 부모님이 또래 분들과 즐겁게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녀들의 걱정과 미안함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습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수영이나 걷기 같은 일상적인 운동 루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동년배보다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결국 실버타운 입주는 본인의 삶의 질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안심으로 이어지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Q.장점을 알면서도 결국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있다면요?

A. 결국 운영사에 대한 신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실버타운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앞으로의 삶을 맡기는 선택이니까요. 운영사가 얼마나 책임감 있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제로 일부 시설에서 입주 모집 때 약속한 서비스가 거주 기간 중 지속되지 않아 불화가 생기고, 부실 운영으로 이어진 사례가 업계 전반의 불신을 키웠습니다.

실버타운 입주를 고민하시는 분들께서는 식사, 건강관리, 문화여가 프로그램 등 세부적인 시설 품질은 물론이고, 운영 주체가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시설을 운영해왔는지까지 꼼꼼하게 따져보시길 당부합니다.

박성준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