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환율 높지만 달러 유동성 양호”

김벼리 2026. 3. 3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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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준비 첫 출근길 공식 문답
환율과 금융 불안정 직결 불필요
추경으로 중동 어려움 완화 필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빌딩에 준비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최근 고환율 상황에 대해 “달러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하다”며 금융 불안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했다.

신 후보자는 31일 오전 서울 모처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고환율 상황에 대해 “한국이 요즘 환율하고 달러 유동성이나 자본 유출 등을 많이 우려하는데 비록 환율은 높지만 달러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하다”며 “이런 리스크 요인은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후보자는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며 “환율하고 금융 불안정을 직결시키는 필요는 지금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3분께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12.8원 오른 1528.5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1561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4.2원 오른 1519.9원으로 출발한 후 상승 폭을 키워 1520원선을 돌파한 것이다.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전날 야간 거래에서도 장중 1520원대로 올라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추경안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으로 인한 취약 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발표된 규모나 설계에 비춰 보면 물가 압력에 대한 영향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 신 후보자에 대해 ‘매파’라고 평가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경제 전체의 흐름을 잘 읽고 시스템 차원에서 금융 제도와 실물 경제가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충분히 파악한 다음에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라며 “매파냐 비둘기파냐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 지명 직후 국채 금리가 뛰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2일 정부의 후보자 지명 직전 거래일인 20일 국고채 3년 금리는 3.410%였는데, 30일에는 3.542%로 0.132%포인트 올랐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신 후보자가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된 것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해 7월과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는 당사의 전망에 더욱 힘을 싣게 한다”고 내다봤다.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지금 중동 사태다. 지금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있고, 경기는 이제 좀 하방 리스크가 있다”며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워낙 불확실하기 때문에 크게 지금 말씀드릴 건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불거진 사모대출 리스크에 대해서는 “사모대출은 규모로 따지면 한 2조달러에 채 못 미치는 정도의 규모”라며 “규모나 전체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나 그렇게 크게 우려할 그런 수준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현재 한국은행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 경로로, 아주 중요한 통화 정책의 요소”라며 “금융통화위원과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대해 평가하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도입한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금리 제시) 점도표의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후보자 입장으로서는 답변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신 후보자의 첫 출근으로 인사청문 절차도 본격 시작됐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창용 총재의 임기 만료(4월 20일)까지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31일 국무회의에서 신 후보자 총재 임명 안건을 심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인사혁신처가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본격적인 청문 절차가 시작된다.

김벼리·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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