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굵기 7분의 1까지 제어"…국방·통신 전자파 재는 초정밀 로봇

임정우 기자 2026. 3. 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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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무기체계 평가부터 차세대 통신 부품, 반도체 안테나 검증까지 쓸 수 있는 초정밀 전자파 측정시스템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자체 설계·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차세대 통신·반도체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기반 초정밀 전자파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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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항공기 축소모형을 회전판 위에 올려놓고 전자파 특성을 측정하는 실제 플랫폼 모습. 표준연 제공

국방 무기체계 평가부터 차세대 통신 부품, 반도체 안테나 검증까지 쓸 수 있는 초정밀 전자파 측정시스템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 수준까지 위치를 제어해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 정밀도를 확보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자체 설계·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차세대 통신·반도체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기반 초정밀 전자파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컴포지츠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해 10월 1일 게재됐다. 전자파 분야 주요 국제학회인 '국제안테나전파학술대회(ISAP) 2024'에서 '최우수 안테나 측정 논문상'을 받았다.

전자파는 전기와 자기의 힘이 공간을 따라 퍼져 나가는 파동으로 휴대전화 통신, 와이파이, 레이다 등 일상 곳곳에 쓰인다. 최근 차세대 통신 부품과 반도체 안테나, 항공기 레이다 등에 쓰이는 전자파 대역이 다양해지면서 정밀 측정의 중요성이 커졌다. 수십 기가헤르츠(GHz, 10억 헤르츠) 이상의 고주파 대역은 파장이 매우 짧아 측정 대상의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연구팀은 상하·좌우·앞뒤 이동과 회전이 모두 가능한 로봇을 도입해 측정기와 대상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전자파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상용 로봇을 활용하지 않고 시스템 설계, 제어 프로그램, 위치 보정 기술까지 모두 자체 구축했다. 

최대 750GHz 대역까지 측정할 수 있으며 안테나 정렬 오차를 10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미터) 이내로 제어했다. 머리카락 굵기가 약 70μm인 점을 감안하면 그 7분의 1 수준이다.

기존 대형 전자파 시험시설은 넓은 공간과 막대한 구축 비용이 필요하다. 표준연 시스템은 로봇이 측정 대상 주변을 여러 각도와 경로로 정밀하게 움직이며 스캔하는 방식이어서 좁은 공간에서도 저비용으로 고정밀 시험을 반복할 수 있다.

성과는 국방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기체계 개발 단계에서는 실제 항공기나 전투 차량 대신 크기를 줄인 축소 모형에 전자파를 쏘아 반사·산란 특성을 평가한다. 모형의 작은 오차도 실물 크기로 환산하면 크게 확대된다. 표준연의 초정밀 제어 기술은 축소 모형 측정 시 오차를 최소화해 국방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설계와 제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기술로 만들어져 측정 대상에 따라 시스템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전파 방향을 자유롭게 바꾸는 차세대 위상배열 안테나부터 반도체 칩에 내장된 초소형 안테나까지 다양한 대상에 적용 가능하다.

권재용 표준연 전자파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로봇의 유연한 기동성과 자체 구축한 정밀 제어 기술을 결합해 기존 고정형 측정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향후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국방, 반도체, 차세대 통신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전자파 측정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참고> 
doi.org/10.1016/j.coco.2025.102529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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