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스리백은 된다? 0-4 참사 후에도 또 밀어붙인다… 홍명보 감독의 '갈릴레이 모드', 이번엔 증명할까

<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홍명보 감독이 회복과 시간적 여지를 언급하며 전술 변화를 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논란의 스리백 실험은 계속 된다. 주변 분위기는 매우 차갑지만, 마치 지동설을 주장하며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주장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처럼 '그래도 스리백은 된다'라는 걸 증명하려는 분위기다. 그리고 팀과 감독을 위해서는 반드시 증명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4월 1일 새벽 3시 45분(한국 시각) 빈에 위치한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예정된 A매치에서 오스트리아와 대결한다. 지난 3월 28일 밤 11시 영국 밀턴 케인스에 위치한 스타디움 MK에서 벌어졌던 코트디부아르전에서 0-4라는 참패를 당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홍명보호는 안방에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확정 후 홍명보 감독이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는 스리백 기반 전술은 완성도를 높여가지 못하고 도리어 망가질 위기에 처했다.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의 좌우 센터백들까지 과감하게 끌어올려 압박하고 양 측면 풀백들을 상대 깊숙한 지점까지 올려서 플레이하려는 굉장히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거듭해서 승부를 보고 있는데, 문제점만 노출하며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전 0-4 대패는 이런 측면에서 상징적인 결과다. 홍명보 감독은 31일 새벽(한국 시간) 오스트리아전을 위한 사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0월 브라질전 0-5 참패를 언급하며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을 거론한 바 있지만, 냉정히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브라질은 우승후보급 전력을 가진 팀이며, 과거 최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기량은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을 여전히 훨씬 상회하는 누구도 부인 못할 '세계 최강'이다. 코트디부아르 역시 아프리카 예선에서 대단히 훌륭한 성과를 낸 대륙의 전통 강호지만,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단순히 큰 점수 차 패배를 당한 직후에 치르는 A매치라는 점이 흡사하다는 점에 시선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우승후보급 팀에 당한 대량 실점 패배와 비슷한 레벨의 팀에게 무더기골 참사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히 이 과정에서 코트디부아르가 물고 늘어졌던 한국의 스리백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고, 본선에서 맞붙게 될 멕시코나 남아공 매체들은 이 경기를 홍명보호의 공략 매뉴얼로 치부할 정도로 약점이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또한 설영우의 코트디부아르전 언급에서 볼 수 있듯 선수들의 반응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플랜을 바꿔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앞만 보고 간다.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이틀 전에 경기를 한 뒤 선수들의 회복력이 아직 더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전술의 부족한 점들은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이유로 전술 변화를 꾀할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어찌됐든 '그래도 스리백은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번 오스트리아전에서도 기존 전술을 밀고 나간다는 자세다.
이번 오스트리아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스리백 기반 전술의 성공 여부는 정말 중요하다. 단순히 경기 승패도 중요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무엇 때문에 월드컵 본선을 위해 이 전술을 마련했고 이것으로 승부를 하려는지가 보여야 한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전 때처럼 한국의 전술적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상대의 공세에 무기력하게 당한다면 이 논란은 더욱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물론 이 전술의 수행과 완성 여부는 피치에 있는 선수들이 온전히 감당해야겠지만, 대회를 앞두고 기대감을 받고 응원받는 팀을 만들어 선수들이 오로지 승부에 집중하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건 감독의 몫이다. 짐짓 괜찮은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도 외부 타격이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팀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전술 논란은 그리고 가장 아픈 외부 타격이다.
과연 홍명보 감독은 그 옛날 지동설이 옳았음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처럼 지금껏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자신의 스리백 전술이 결국 옳다는 걸 증명해낼 수 있을까? 단기적 관점에서 볼 때 승패를 떠나 희망의 증거 정도는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이 팀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팀 내외부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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