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김효주 고난주간 예고…미국→한국→프랑스, 3주 강행군. 컨디션 관리 필수
KPMG 위민스 PGA→롯데오픈→에비앙 챔피언십…놓칠 수 없는 3연전
절친한 후배 최혜진, 황유민도 동병상련,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관건은 샷이 아닌 회복…장거리 비행·시차·행사까지 겹치는 체력 시험대

김효주(31·롯데)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김효주는, 지난주 파운더스컵에 이어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습니다. 이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31일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보다 한 계단 오른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해 김효주의 행보는 더 특별합니다. 그는 이달 초 출국하면서 당분간 국내에 들어올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별도의 자택이 없는 김효주는 투어를 돌며 고단한 호텔 생활을 이어가야 하지만, 예년처럼 중간중간 한국에 돌아와 쉬기보다 올 시즌만큼은 투어 자체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지금까지 최상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국내 팬들의 관심도 더 커집니다. 뜨거운 팬덤을 지닌 김효주를 언제 국내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팬클럽 '슈팅스타'를 비롯해 그를 아끼는 팬들의 공통된 바람이기도 합니다.

현재로선 7월 2일부터 5일까지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KLPGA투어 롯데오픈이 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회는 단순한 국내 일정이 아닙니다. 메인 스폰서 롯데가 주최하는 타이틀 대회이자, 김효주가 국내 팬들과 모처럼 직접 만나는 자리입니다. 출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큰 경기입니다.
문제는 이 대회가 메이저 대회 틈바구니에 낀 '중간 지점'이라는 점입니다. 롯데오픈 직전인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에서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이 열립니다. 총상금 1200만 달러가 걸린 LPGA 메이저 대회로,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무대입니다. 이 대회를 마친 뒤 김효주는 곧바로 한국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인천까지는 직항 기준 약 14시간이 걸립니다. 장거리 비행과 시차 적응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회복 시간은 하루 남짓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롯데오픈을 마친 뒤에는 다시 유럽으로 향해야 합니다. 목적지는 프랑스 에비앙 르뱅입니다. 7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은 총상금 800만 달러 규모의 또 다른 메이저 대회입니다. 김효주에게는 더욱 특별한 무대이기도 합니다. 그는 과거 LPGA투어 비회원 자격으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에서 프랑스까지도 이동 시간만 15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사실상 또 한 번 몸 상태를 처음부터 다시 맞춰야 하는 일정입니다.
이 강행군이 더욱 부담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거리 때문만이 아닙니다. 3주 동안 치러지는 세 개의 대회가 모두 놓칠 수 없는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메이저 대회는 커리어와 직결되고, 롯데오픈은 스폰서와의 관계와 상징성이 걸려 있습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일정입니다.
그렇다고 김효주가 과거에도 이런 빡빡한 일정을 두고 푸념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큰 대회에 나서야 하고, 팬들을 보기 위해 출전하는 일까지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프로 골퍼의 존재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여기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김효주의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의 3주는 단순한 일정이 아닙니다. 장기 레이스의 반환점이자 시즌 전체 흐름을 좌우할 '고난주간'입니다. 메이저 대회 두 개와 국내 타이틀 스폰서 대회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최상위 난도의 일정입니다. 이런 동선은 김효주뿐 아니라 롯데 소속으로 LPGA투어에서 뛰는 최혜진, 황유민 등에게도 공통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무리한 국내 소속사 대회 출전 강행이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롯데와 신동빈 회장이 숲을 내다봐야 한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물론 롯데 측에서는 간판 선수의 일정을 감안해 롯데오픈을 잡았을 겁니다.
결국 관건은 샷이 아니라 회복입니다. 장거리 이동이 반복되면 스윙 리듬은 미세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고, 집중력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 패턴이 무너지면 퍼팅 감각과 경기 운영 능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근육 피로가 누적되면 부상 위험 역시 커집니다.
실제 김효주는 포드 챔피언십 우승 뒤 관련 행사와 기자회견 등을 소화하느라 당초 예약했던 비행편을 놓쳤고, 예정보다 늦게 다음 대회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했습니다. '나홀로 투어'를 이어가는 김효주에게 더욱 철저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목표로 삼았던 시즌 2승을 조기 달성한 만큼 김효주의 시선은 이제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 내일 다시 잡겠다"고 말했습니다. 예전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내고 있는 김효주에게, 이제 부상 예방과 회복 관리 역시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미국은 물론 세계 전역을 누비는 투어 프로에게 강행군은 숙명처럼 받아들여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눈앞에 다가온 이 고난주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시즌 후반부 레이스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난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고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결국 선수의 격을 결정합니다. 채스카에서 인천을 거쳐 에비앙으로 이어지는 김효주의 3주는 단순한 이동이 아닙니다. 지금의 상승세를 진짜 클래스로 완성해 가는, 가장 치열한 검증의 시간입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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