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을 길 '벼랑끝 조치'...모조리 정지 [여의도 Pick!]

백승기 기자 2026. 3. 3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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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전 세계 에너지 수송로의 두 축인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동시에 마비시켜 국제 유가를 끌어올림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국 항구를 이용하는 모든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금지한다고 선포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거짓말’로 규정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습니다.

이와 함께 혁명수비대는 걸프해역(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동쪽으로 접근하다가 돌아가는 배 3척의 항로를 표시한 이미지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3척 중 아크틱오션호와 인디언오션호는 홍콩 선적으로 중국 코스코가 용선하는 컨테이너선입니다. 나머지 1척은 마셜제도 선적의 벌크선 로터스라이징호로 중국 자본 회사가 용선사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3척은 선박자동식별장치에 '중국 선주와 선원'이라는 신호를 띄웠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거부됐습니다. 이는 이란이 유가를 폭등시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라면 우방인 중국의 피해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줍니다

지난 28일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군사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본격적인 전쟁 가담을 알렸습니다. 후티는 이란, 헤즈볼라와 공조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후티의 참전이 단순한 군사 공격을 넘어, 세계 원유 수송량의 12%가 지나는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봉쇄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상황에서 홍해로 이어지는 항로까지 위협받을 경우, 전 세계 해상 물류 비용의 급증과 에너지 가격 폭등은 피할 수 없는 수순입니다. 영국 채텀하우스는 “후티는 지리적 위치를 이용해 전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물리적 봉쇄가 강화되는 가운데, 29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간지 ‘카이한’에는 전직 의원인 이브라힘 카르하네이 박사의 기고문이 올라왔습니다. 카르하네이 박사는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미군의 중동 철수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제시했습니다.

이란 측이 제시한 9가지 조건은 중동 내 모든 미군 철수 및 기지 폐쇄,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이란의 통행료 징수 및 통제권 행사,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배상금 지급,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입니다. 이는 미국이 수용하기 불가능한 조건들로, 이란이 장기전을 각오하고 중동 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29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습니다.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오후 한때 배럴당 전 거래일보다 2.60달러(2.26%) 오른 102.24달러였습니다. 미국의 투자 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WTI가 100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3일 이후 처음입니다.

백승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