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법무법인 율촌, ‘노란봉투법·중대재해’ 대응 릴레이 세미나 성료…원하청 법률 리스크 집중 조명

김선호 기자 2026. 3. 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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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율촌이 30일 오후 '2025년 주요 노동판례 및 2026년 노동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개회사를 진행하는 이광선 변호사. (김선호 기자)

법무법인 율촌이 기업 실무진을 대상으로 원하청 단체교섭, 불법파견,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업 현장의 핵심 쟁점과 판례를 구체적 사례 중심으로 분석하는 릴레이 세미나를 진행했다. 최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과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등 규제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법원과 하급심의 최신 판결 동향을 입체적으로 짚어내며 기업의 선제적이고 실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법무법인 율촌 노동팀은 30일 오후 2시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39층 렉처홀에서 ‘2025년 주요 노동판례 및 2026년 노동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첫 번째 세션 발표를 진행중인 정지원 고문 변호사. (김선호 기자)

첫 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선 정지원 고문 변호사는 올해 중점 추진될 노동 정책으로 노란봉투법, 주 4.5일제, 법정 정년 65세 연장을 꼽았다. 정 고문은 “지난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 전국적으로 원청 220여 곳을 상대로 하청 노조 400여 곳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교섭 단위 분리 신청 등 현장의 혼란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오는 8월부터 상시 500명 이상(건설업 1200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산재 발생 현황 및 투자 실적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안전보건 공시제가 시행됨에 따라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발언하는 임인영 변호사. (김선호 기자)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임인영 변호사가 2025년 주요 개별법 판례를 해설했다. 임 변호사는 제약회사 야간 클리닝 업무의 불법파견 소송 사례를 들며, 하청 근로자에게 국제 기준(GMP)이나 관계 법령에 기초한 표준작업지침(SOP)을 준수하도록 요구한 것은 도급인의 불가피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일 뿐 파견법상 구체적 지휘·명령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을 소개했다.

또한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다룬 최근 대법원 판례들을 분석하며,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 등 전사적 경영 실적 지표에 연동되고 개인별 연봉 대비 0~50%의 큰 지급률 편차를 보이는 성과급은 개별 근로의 대가성이나 계속적 지급 의무가 인정되지 않아 임금이 아니라고 짚었다. 

반면 방송사 그래픽 디자이너 소송 사례를 통해서는, 정규직(호봉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낮은 임금을 받은 무기계약직(연봉직)에 대해, 법원이 이를 근로기준법상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로 인정해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하급심 판결 사례를 설명했다.

세 번째 세션 발표를 진행중인 구자형 변호사. (김선호 기자)

세 번째 세션에서 구자형 변호사는 집단적 노사관계 주요 판례를 살폈다. 구 변호사는 백화점 및 면세점 입점 업체 근로자의 공동 휴식권 요구나 사내 하청업체의 산업안전 문제에 대해 법원이 원청의 우월적 지위 여부와 무관하게 실질적 지배력을 폭넓게 인정해 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하급심 추세를 설명했다. 이어 시내버스 운전기사 징계 사례를 통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징계위원회에 소수 노조 위원을 배제할 경우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징계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을 강조했다.

이날 세션 발표가 마무리된 후, 현장에서는 온라인 참석자와 현장 참석자들을 상대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김선호 기자)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현장 실무자들의 구체적인 고민과 해법이 오갔다. 구조조정을 위한 인력 감축 시 주의점을 묻는 질의에 율촌 측은 근로기준법상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입증 외에도 희망퇴직이나 신규 채용 중단 등 구체적인 해고 회피 노력을 수치화해 증명하는 것이 부당해고를 피하는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원청 내 여러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원칙적으로 하청 사업장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원청이 하청업체의 안전보건 의무 이행을 돕는 행위가 단체교섭의 근거인 ‘실질적 지배력’으로 직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법적 의무 이행과 노조법상 교섭 의무는 구분되나 안전 분야에 있어서는 원청의 지배력이 폭넓게 인정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6일 법무법인 율촌이 개최한 ‘건설업 중대재해, 성공적인 예방 및 수행 사례’ 세미나 사진. (법무법인 율촌 제공)

이러한 원하청 간 안전관리와 법적 책임의 경계 문제는 다단계 도급 구조를 가진 건설업계의 핵심 과제와 직결된다. 앞서 율촌 중대재해센터는 지난 26일 ‘건설업 중대재해, 성공적인 예방 및 수행 사례’ 세미나를 열고 건설업 특수성을 반영한 컴플라이언스 전략을 다뤘다.

해당 세미나에서 정원 변호사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동향 등을 거론하며 경제성보다는 안전과 품질을 중시하는 발주자 책임 강화 흐름을 짚었고, 이동현 노무사와 김해현 전문위원은 TBM(작업 전 안전점검회의)의 습관화 등 KOSHA-MS(안전보건경영시스템)의 실질적인 현장 작동성을 강조했다.

특히 정대원, 정인태 변호사는 실제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수사 대응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 2025년 5월 선고된 하수관거 배관공사 매몰 사망 사고의 경우, 하청업체 근로자의 흙막이 지보공 임의 해체 등 작업 순서 위반을 입증해 책임주의 원칙에 따라 원청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무죄를 이끌어낸 바 있다. 

또한 지난 1월 선고된 도로포장 타이어롤러 협착 사고 판결을 소개하며, 원청이 위험성 평가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사전에 충실히 이행했다면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전부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음을 시사해 실무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선호 기자 okcompu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