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자격도 없다” 자책… KIA 출발 망친 이들, 이제는 편히 식사를 해야 할 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즌 개막전에서 허무한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경기를 놓쳤다. 긍정적인 대목도 많았던 경기인데, 불펜 투수들의 부진에 유쾌함 대신 찜찜함만 남았다.
선발 제임스 네일이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상대 타선을 막았고, 팀 타선은 짜임새 있는 공격력으로 상대 선발 미치 화이트를 두들겼다. 6회까지 5-0으로 앞선 게임이었다. 분위기도 KIA쪽이 분명히 더 좋았다.
그러나 7회부터 나온 불펜 투수들이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첫 스텝이 꼬인 KIA는 29일에도 마운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며 개막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5-0으로 앞선 7회 불펜 첫 주자로 나선 좌완 김범수가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세 타자에게 모두 출루를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성영탁이 서둘러 김범수를 구원했지만 깔린 주자들이 전부 홈에 들어와 2점 차로 쫓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5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김범수는 시범경기까지 좋았던 페이스를 이어 가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6-3으로 앞선 9회에는 마무리 정해영이 나갔으나 불안한 투구를 보여준 끝에 2점을 허용하고 강판됐고, 조상우 또한 2점을 잃으면서 넋 나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 전력을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KIA인지라 패배의 충격은 더 컸다. 어쩌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기분이었을지 모른다.
선수들은 자책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29일 “FA 선수로 와서 첫 경기, 개막전 중요한 상황에 나갔다. 본인도 손승락 수석이랑 사우나에서 만났는데 ‘밥 먹을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그랬다더라”고 안쓰러워했다. 팀이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으니 죄책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9회에 나란히 난조를 보인 정해영 조상우의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나간 경기는 지나간 경기고, 아직 시즌은 142경기가 남아 있다. 앞으로의 반등에 신경을 써야 할 타이밍이다. 비록 개막 시리즈 두 경기에서는 실패했지만, 올해 KIA의 불펜이 양과 질 모두 좋아졌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형우 박찬호의 이적으로 타선이 다소 헐거워진 만큼, 불펜이 버텨줘야 팀이 구상한 ‘지키는 야구’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이 감독도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이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범수에 대해 “신인도 아니지만 긴장이 됐을 것이다. 새로운 팀이고, 그 팀에서 잘하고 싶은 것도 있고 중요한 상황에서 올라갔기 때문에 긴장도는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계속 잘 던져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감싸 안았다. 분명히 실적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긴장이 풀리고 자기 공을 던지면 필승조로서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지난해 중반 이후 끊임없이 보직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정해영에 대해서도 굵은 선을 다시 한 번 그었다. 보직 변경은 없다. 믿고 간다. 이범호 감독은 현재 정해영의 몸 상태나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단지 자신감의 문제다. 개막전에서는 정해영 또한 긴장을 했고, 여기에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가지 않으면서 긴장감이 배가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상대와 붙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막전에서 나란히 고개를 숙인 세 선수는 올해 KIA 필승조의 확실한 일원들이다. 팀 승리를 지키는 구심점 몫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KIA의 올해 불펜은 확실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전상현 성영탁이 있고, 김시훈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 또한 괜찮다. 지금은 2군에 있지만 이태양 홍건희도 시즌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들이다. 어쩌면 한 번만 고비를 넘기면 다 풀릴 긴장이다.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오면 올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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