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의료사고 ‘형사특례’ 도입…의료분쟁조정법 법사위 통과
박은정 “예측 가능성 높였다”...신동욱 “피해자 입증책임 외면” 비판
정부 “환자 보호·신속 구제 병행”...중과실 12개 유형화·엄격 요건 강조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은 개정안의 핵심인 형사특례 도입과 환자 보호 장치 간 균형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해 "의료계에서는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형사 리스크를 지적해왔고, 이로 인해 의료진이 진료에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반영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의료계 단체의 반대에 대해 "개정안에서 '중대한 과실'을 정의함에 따라 민사 책임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그간 법원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 의료인 입장에서 형사 리스크의 예측 가능성이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개정은 중과실 기준을 유형화하고 규범적 요소를 보다 구체화해 법원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에 대해 "분쟁을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비판이 있으나, 자동차 책임보험이 교통사고 분쟁을 늘린다고 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는 분쟁을 조기에 종결하는 기능도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개정안 54조와 관련한 반의사불벌 유사성 지적에 대해서도 "책임보험 가입, 조정 또는 재판상 합의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특례가 적용되는 만큼 과도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손해배상이 선행된 경우에 한해 공소 제기가 제한되는 구조로, 피해 회복과 의료인의 형사 부담 완화를 동시에 고려한 법안"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분쟁 조정법은 의료인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 환자 보호와 신속한 피해 구제를 함께 고려한 것"이라며 "소송 장기화로 배상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진이 고위험 필수의료를 기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측 의견을 반영해 개정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특히 형사특례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 "책임보험 가입, 설명의무 준수,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중과실 부재 등 엄격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며, 의료사고 심의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며 "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사고 관련 법안에 대해 "해당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봤다"며 "전반적으로 의사들의 입장에서 설계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피해자 측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인 입증 책임 문제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결과적으로 의료인에 대한 면책만 강화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며 "법안 전반을 다시 한 번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필수의료 분야에서 형사처벌 등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의료진이 기피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에 따라 법안이 추진된 만큼 의료 정상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일부 조항의 명확성과 실효성에 대해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개정안 2조와 관련해 필수의료 행위 과정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반의사불벌 형태가 적용되는 구조인데, 중과실 의료행위의 개념이 다소 불명확한 측면이 있다"며 "예를 들어 '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의료행위'라는 표현은 다소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명의무 이행 기간과 관련해서는 "법안에서 7일로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 사례를 보면 부검 등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기간이 다소 짧은 것 아니냐"며 "보다 충분한 기간 설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과실 기준은 대법원 형사 판례를 분석해 12개 유형으로 구체화했다"며 "의료사고 심의위원회에서 개별 사안을 심의해 중과실 여부와 필수의료 해당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요건을 엄격히 두고 있다"며 "기존보다 중과실 판단 기준을 보다 명확히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설명의무 기한과 관련해서는 "7일은 사고 발생 시점이 아니라 의료사고를 인지한 날부터 기산되는 것"이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사고 경위와 향후 조치에 대해 신속한 설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설정한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를 거쳐 최종 의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