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740] 북한에서 유도 ‘절반’을 왜 ‘반점’이라 말할까

김학수 2026. 3. 3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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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에서 '절반'은 일본어 '와자아리(技有り)'를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다.

하지만 유도 규칙상 '와자아리' 두 개를 따내면 한판과 같이 승리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절반'이라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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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항조우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에서 남북한 선수가 경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하얀 유도복이 한국 안바울.
유도에서 ‘절반’은 일본어 ‘와자아리(技有り)’를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다. ‘절반(折半)’은 한자어로 중국, 한국 등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원문 306회, 국역 21회 등 총 327회나 나온다. ‘꺾을 절(折)’과 ‘반 반(半)’자를 써 하나를 반으로 가른다는 의미인데, 유도에서는 한판의 반을 뜻한다.

원래 일본어 ‘와자아리( 技有り)’자체는 반이 아니라 ‘기술이 있음’이라는 뜻이다. ‘한판의 반을 준다’는 ‘절반’과는 뜻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유도 규칙상 ‘와자아리’ 두 개를 따내면 한판과 같이 승리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절반’이라고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유도에서 절반이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3년 9월13일자 ‘청년회주최(靑年會主催)·본사후원(本社後援) 제오회전조선단체유도(第五囘全朝鮮團體柔道)’ 기사에 유도 규정사항 등을 소개하면서 ‘승빈(勝貧)는『단판(單判)』(일본(一本))으로로만 정(定)하고『절반(折半)』(기유(技有))는 일인(一人)에 한(限)하야 유효(有効)함 만약 쌍방대장(萬若雙方大將) 이『븨임』이될때에는 쌍방(雙方)에 서대표일명식(代表一名式) 선발(選拔)하야비양(比兩) 저(著)로 승부(勝負)를 결(决)할때까지 시(試) 합(合)케하되 일합(一合)의 시간(時間)은 칠분(七分) 간(間)으로함. 본대회심판용어(本大會審判用語)는 하(下)와여(如)함 『메여치기』『누르기』『조르 기』『꺽기』『한판』『절반』 『빅임』『좀잇스면빅임』『고만』『고만』’라고 전했다. 지금 쓰고 있는 유도 용어들이 당시 유도 대회를 전하는 기사에 등장했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본 코너 1253회 ‘유도에서 왜 ‘절반’이라고 말할까‘ 참조)

북한 유도에선 절반을 ‘반점’이라 칭한다. 먼저 절반이라는 표현은 일상어에 가까운 개념이다. 절반은 말 그대로 ‘반으로 나눈 한쪽’을 의미하며, 수치화된 점수라기보다는 비율이나 상태를 설명하는 데 적합한 단어다. 반면 반점은 다르다. ‘점(點)’이라는 요소가 결합되면서, 이는 명확히 점수 체계 속의 단위로 기능하게 된다. 북한은 경기 결과를 보다 계량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그에 따라 ‘반점’이라는 용어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선택은 북한의 전반적인 언어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북한은 외래어와 관습적 표현을 줄이고, 의미가 분명하고 기능적인 말을 선호한다. 유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제 유도 용어에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표현이 많지만, 북한은 이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직관적인 우리말로 재구성하려 한다. 절반이 다소 추상적인 느낌을 준다면, 반점은 점수의 일부라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는 경기의 결과를 보다 수치적·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다.

또한 반점이라는 표현에는 체계성과 통일성을 중시하는 사고가 반영되어 있다. 반점, ‘완전승’과 같은 용어들은 모두 동일한 구조를 공유하며, 점수와 판정이 하나의 일관된 체계 속에서 이해되도록 돕는다. 이는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질서와 규범을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본 코너 1739회 ‘북한은 유도에서 ‘한판’을 왜 ‘완전승’이라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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