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 “암표·매크로 시장, NFT 티켓으로 해체”

이현정 기자 2026. 3.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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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매크로 차단…‘스마트 컨트랙트’로 혁신
NFT 티켓, ‘디지털 자산’으로 진화
글로벌 공연 산업 새 표준 도약 기대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그레이츠 강남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암표와 매크로가 장악해온 공연 티켓 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토큰(NFT) 티켓 플랫폼 '티켓벨'을 운영하는 '체인아트'와 글로벌 웹3(Web3) 기업 '펑크비즘'이 손잡고, 기존 유통 질서를 재편하는 '차세대 티켓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두 기업은 단순한 티켓 판매를 넘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아티스트와 팬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통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기술과 글로벌 팬덤이 결합된 이번 협업이 고질적인 암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암표 수익 구조 해체…플랫폼 역할 바뀐다"

현재 티켓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매크로를 통한 대량 구매와 비정상적인 재판매다. 실제 공연을 관람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정가의 수배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티켓벨 측은 이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유통 이후 통제 불가능한 구조'에서 찾는다.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는 "기존 플랫폼은 판매 이후 발생하는 거래에 개입할 수 없어 암표상의 폭리를 사실상 방치했다"며 "티켓벨은 유통 이후의 가치 흐름까지 설계해 수익이 아티스트와 팬에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티켓벨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재판매 가격 상한선을 설정했다. 특정 가격 이상에서는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도록 설계해 암표 거래의 폭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수수료 일부를 아티스트에게 배당하고, 관람객에게는 포인트 형태로 환원하는 '3자 선순환 구조'도 구축했다. 이 대표는 "플랫폼은 단순히 티켓을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며 "티켓벨은 플랫폼-아티스트-관객 3자 모두가 가치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로 공연 문화의 본질을 지키는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그레이츠 강남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NFT 티켓, 입장권 넘어 '디지털 자산'으로

NFT 티켓은 기술적 보안뿐만 아니라 '가치 확장' 측면에서도 기존 티켓과 차별화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복제가 불가능한 디지털 원본 증명서로 티켓의 진위 여부를 보장한다. 이 대표는 "기존 티켓 시스템은 중앙 집중식 구조로 위‧변조와 매크로에 취약하지만, 티켓벨은 블록체인 위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며 "오직 티켓벨을 통해서만 발행‧검증되는 완전 무결한 블록체인 전용 티켓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적으로 기존 보안망으로 안전을 확보한다"며 "블록체인 자체도 강력한 보안망 역할을 한다"고 부연했다.

블록체인은 보안에 강한 기술로 평가된다. 거래 기록이 중앙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 저장돼 해커가 시스템을 공격하더라도 네트워크 절반 이상을 동시에 장악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조작하기 어렵다. 암호화 기술로 거래와 블록 정보를 보호하고,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수정이나 삭제가 거의 불가능해 거래 내역의 위‧변조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NFT 티켓은 공연 이후에도 '디지털 자산'으로 가치를 유지한다. 이 대표는 "기존 종이 티켓은 공연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NFT 티켓은 미공개 영상이나 사진, 음성 메시지 등과 결합한 굿즈로 남는다"며 "관람 경험을 일회성 소비가 아닌 장기적인 가치로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기존 티켓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추가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K-팝 수요가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위조 방지와 팬 혜택을 동시에 충족하는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황현기 '펑크비즘'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그레이츠 강남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펑크비즘 "글로벌 팬덤 기반 시장 확장 견인할 것"

펑크비즘은 이번 협업에서 웹3 온보딩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제공한다. 황현기 펑크비즘 대표는 "체인아트가 보유한 문화·예술 지식재산권(IP)이 단순 관람을 넘어 실질적인 자산으로 기능하도록 Web3 생태계에 온보딩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며 "글로벌 팬덤과 커스터디 시스템을 결합해 시장 확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펑크비즘은 NFT와 실물 자산(RWA)을 결합한 'NFT 2.0'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연 티켓뿐만 아니라 식음료(F&B), 게임 자산 등 현실의 다양한 가치를 블록체인과 연결해 기존 중개 구조에서 발생하던 이익을 사용자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구축해 왔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황 대표는 글로벌 경제지 선정 '40 Under 40 Tech Leader'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기업 자체도 '글로벌 RWA 혁신 기업'으로 꼽히는 쾌거를 이뤘다.

협업의 또 다른 축은 '커뮤니티 기반 가치 공유'다. 펑크비즘의 NFT 프로젝트 '펑키콩즈' 홀더들은 향후 웹3 기반 NFT 티켓 생태계의 최우선 참여자이자 혜택의 수혜자가 된다. VIP 선예매 권한과 독점 혜택은 물론 티켓 사업 성장에 따른 경제적 가치 상승까지 공유한다.

황 대표는 "NFT 티켓 사업에서 발생하는 2차 거래 수수료 일부를 활용해 생태계 토큰을 소각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며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소비자-플랫폼 관계를 넘어 참여자가 생태계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산업 모델과 차별화된다.
황현기 '펑크비즘' 대표와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오른쪽)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그레이츠 강남에서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암표 카르텔 붕괴…콘텐츠 산업 구조 변화 예고

NFT 티켓이 확산될 경우 콘텐츠 산업 전반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NFT 티켓은 기존 종이나 바코드 티켓과 달리 발행‧유통‧검증 과정이 모두 기록돼 위‧변조와 암표 거래의 원천적 차단이 가능해서다.

황 대표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재판매 가격을 통제하면 암표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위‧변조가 불가능한 구조로 중고 거래 사기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갑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팬을 식별할 수 있어 향후 마케팅과 팬 관리 방식도 정교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NFT 티켓의 장점은 공연 사업에 국한하지 않는다. 스포츠 경기, 전시회, 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티켓벨은 앞서 반고흐 전시회 티켓팅을 진행하는 등 NFT 티켓의 활용 범위를 넓혀온 바 있다. 체인아트는 호텔과 메타버스 기업 등과 협력해 관광·레저 분야에서 NFT 숙박 티켓 상품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는 "관광·레저는 멤버십 기능이 중요하다"며 "NFT로 이용 권한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고, VVIP에게 지속적인 혜택을 주는 화이트 리스트나 디지털 패스포트 형태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현기 '펑크비즘' 대표와 이한준 '체인아트' 대표(오른쪽)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그레이츠 강남에서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UX·규제 해결이 관건…글로벌 표준 도약 가능성"

다만 NFT 티켓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양측은 사용자 경험(UX)과 제도적 기반을 핵심 변수로 꼽는다. 황 대표는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사용 과정이 복잡하면 대중화되기 어렵다"며 "기존 예매 서비스처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과 NFT 산업이 제도권 안에서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도록 당국의 규제 완화와 명확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NFT를 단순 투자나 투기 수단이 아닌 '디지털 서비스 인증'으로 인정하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시장 선점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NFT 티켓 사업은 가상자산사업 허가를 받기 어려워 해외법인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토큰증권(STO)이 합법 출범할 경우 규제가 완화돼 사업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기업은 기술과 팬덤, 제도가 맞물리는 시점에 NFT 티켓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공연 산업은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만들어가는 영역"이라며 "플랫폼은 이들이 만들어낸 가치를 공정하게 나누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업은 그 구조를 현실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을 통해 NFT 티켓은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만드는 디지털 생태계로 진화할 전망이다. 기술과 팬덤, 제도가 맞물리는 시점에 NFT 티켓이 글로벌 공연 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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