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그테이블]②하이닉스가 다한 SK…수익성 양극화도 '역대급'

도다솔 2026. 3. 3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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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독주에 그룹 전체 매출 45% 홀로 책임져
SK스퀘어, 하닉 지분법 이익에 영업익 8.7조 '잭팟'
에너지·소재 부진 장기화…수익성 회복·적자 탈출 과제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산업계는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한 한 해였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메모리 반도체가 반등하며 실적을 떠받쳤다. 반면 미국 관세와 중국의 물량 공세는 주요 제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종 간 실적 격차가 벌어지며 산업 전반의 체질 변화도 선명해졌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포스코 등 5개 그룹 기업군을 선정, 지난해 성적표를 심층 분석했다.[편집자]

SK그룹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8할은 SK하이닉스 한 곳에서 나왔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결과다.

반면 그룹의 한 축을 맡은 에너지와 소재 등 다른 주력 사업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AI 열풍을 탄 메모리 반도체가 그룹의 현금 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에너지와 화학 부문은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

반도체 호황에 웃은 하이닉스·스퀘어

SK그룹 주요 계열사 연간 영업이익 변화./그래픽=비즈워치

31일 비즈워치가 분석한 SK그룹 비금융 주요 계열사 10곳(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가스·SK네트웍스·SK케미칼·SKC·SK스퀘어·SK디앤디·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2025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그룹의 외형과 내실 모두 반도체 한 곳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분석 대상인 계열사의 합산 매출 215조2876억원 중 45.1%를 하이닉스 홀로 책임진 셈이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이보다 더 절대적이다. 조사 대상 10개 계열사 전체 영업이익의 82%를 하이닉스가 책임졌다. 영업이익률은 1년 만에 13.1%p 급등한 48.6%를 기록하며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이익으로 남겼다.

SK하이닉스 연간 실적 추이./그래프=비즈워치

기록적인 수익성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선점이 있었다. AI 연산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5세대 제품인 HBM3E 공급을 본격화하며 주도권을 굳혔고 이어 6세대 제품인 HBM4 양산 체제까지 갖추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용 저장장치인 eSSD(기업용 SSD)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인공지능 서버용 DDR5 D램 등 단가가 높은 고성능 제품군도 전체 판매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판매단가(ASP)가 수직 상승했다. 이 같은 질적 성장의 정점은 지난해 4분기였다. 당시 영업이익률이 58%까지 치솟으며 일반적인 제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초고수익 구조를 실적으로 증명했다.

확보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 제고와 주주 환원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와 함께 주당 배당금을 상향 조정하고 향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기업이 벌어들인 돈에서 시설 투자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실제 현금)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거둔 결실을 재무 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시장 신뢰 확보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하이닉스의 독주는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의 실적으로 직결됐다. SK스퀘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8조797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매출 1조4115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23.3%를 기록했다. 이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이 보유 지분만큼 SK스퀘어의 이익으로 잡히는 지분법 이익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사실상 하이닉스가 벌어들인 돈이 SK스퀘어의 장부상 실적을 끌어올린 셈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다소 주춤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17조99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1% 감소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와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 개발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률은 전년 10.2%에서 6.3%로 3.9%p 하락했다.

에너지·소재, 저수익성 늪으로

SK그룹 주요 계열사 연간 매출 변화./그래픽=비즈워치

그룹의 또 다른 기둥인 에너지 부문은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80조2961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면에서는 그룹 내 2위를 차지했으나 영업이익은 4486억원에 머물렀다. 이익률은 0.6%로 전년(0.5%)과 유사한 0%대 저마진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정제마진(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반비 등을 뺀 이익) 하락과 배터리 사업의 손실이 수익성을 억누른 탓이다.

배터리 소재와 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은 적자의 늪에서 고전했다. SKC는 지난해 매출 1조8400억원, 영업손실 30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6%로, 전년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전기차 수요 정체에 따른 동박(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구리 박판) 판매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역시 영업손실 2463억원을 내며 영업이익률 -94.1%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 영업이익률 -133.6%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39.5%p 줄이며 회복 기반을 마련했다.

SK케미칼은 적자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흑자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매출 2조365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손실은 2024년 451억원에서 지난해 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체질 개선 고삐 죈 계열사들

SK그룹 주요 계열사 연간 영업이익률 변화./그래픽=비즈워치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내실을 다진 계열사들은 수익성 지표가 나아졌다. 

SK가스는 지난해 매출 7조6763억원, 영업이익 4428억원을 기록하며 이익률 5.8%를 달성했다. 1년 전보다 1.8%p 상승한 수치다. 액화석유가스(LPG) 트레이딩 사업에서 높은 이익을 거둔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는 사업 구조 재편의 영향으로 매출은 6조7451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863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영업이익률은 1.3%로 집계됐다.

부동산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SK디앤디는 지난해 매출이 44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반토막 났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3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5%로 전년(6.2%)보다 2.3%p 상승하며 그룹 내 하이닉스와 스퀘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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