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가 오르는데 집값이 떨어질까요?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 정석]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고 서울 부동산 시장이 상승폭을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시세보다 비싼 고분양가 단지에 수천명의 주택 수요자가 몰려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마 신축 아파트의 공급 절벽이 현실화하면서 실수요자의 불안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의하면 래미안엘라비네 1순위 서울지역 청약에서 137가구 모집에 342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5 대 1, 가장 높은 경쟁률(전용면적 59㎡B형)은 228.8 대 1을 기록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로또 단지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압도적이진 않지만 그나마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이 단지에 일반인마저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분양가 때문입니다. 이른바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최고 18억4800만원이 책정됐으며 전용 115㎡는 최고 22억3000만원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강서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올해 2월 기준)인 8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입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도 가격은 높습니다. 올해 1월 19억8500만원에 거래된 강서의 대장 아파트인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면적 84㎡를 제외하면 강서구에서 래미안엘라비네보다 높은 가격대의 아파트가 없습니다. 특히 래미안엘라비네의 가격은 소위 이야기하는 ‘깡통’이라서 옵션을 추가하고 입주 시 취득세까지를 고려한다면 마곡엠밸리7단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1년4개월 전에 분양한 아파트와 비교하면 래미안엘라비네의 분양가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2024년 11월 등촌1구역은 힐스테이트등촌역 전용면적 84㎡를 14억5400만원에 분양했습니다. 당시에도 분양가가 높다는 의견이 많아 79세대가 잔여물량으로 나왔는데 불과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나 4억원에 가깝게 분양가가 오른 겁니다.
대다수의 주택 수요자가 분양가상한제라는 최고가격제의 규제에 익숙해져 있어 분양가는 매매가보다 낮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에 비해 높은 것이 정상이며 그 차이는 10% 안팎인 것이 적절합니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3~4년 후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되므로 금융비용과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최소 10% 내외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데 기존 아파트가 장기적으로 떨어지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 이런 현상이 국지적으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분양가와 기존 아파트 가격은 서로 대체제이기 때문에 한쪽 가격이 다른 한쪽에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 구조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분양가는 재조달원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아파트를 다시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재조달원가)이 우상향하고 공급이 제약될수록 균형가격은 원가 쪽 요인에 끌려가는 힘이 커서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앞으로도 분양가가 높아질 요인만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현장에서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만 생기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월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 또한 공사 현장을 멈추게 할 가능성이 높아 공사기간과 공사비 증가가 예상됩니다. 이런 사실들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서울에서 전용 84㎡를 분양할 때 20억원 이하의 분양가를 책정하는 현장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본인의 아파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많지만 강서구민은 래미안엘라비네의 성공적인 완판을 기대합니다.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강서구의 아파트 가치가 높아져 본인이 보유한 단지의 가격도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초기에는 동일 생활권 신축, 준신축 위주로 가격이 오르겠지만 이후에는 구축과 기타 생활권 단지까지 순차적으로 시세 상승 압력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현재 가장 좋은 내 집 마련 방법은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아니면 바로 옆 준신축 단지의 급매를 노리는 전략일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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