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호르무즈 쏙 뺀 군사작전 종료’ 급부상[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2026. 3. 3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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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재개통이 '장대한 분노' 작전의 핵심 목표는 아니라는 취지라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장대한 분노의 4가지 목표가 달성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이 여전히 매우 더딘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군사작전을 축소할까'라는 질문에 "해협의 완전한 재개통은 행정부가 추진 중인 목표지만 작전의 핵심 목표는 최고사령관이 미국 국민들에게 명확히 정의해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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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168>
“트럼프, 측근에 ‘봉쇄 상태서 작전종료 용의’”
해군파괴 등 핵심목표 달성 후 해협은 외교노력
그래도 안 되면 유럽·걸프 동맹국이 해결 주도
백악관 브리핑서도 “해협, 핵심 목표는 아냐”
“지상군 투입, 현재로서 최우선 선택지 아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협의 재개방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추진하고, 그래도 안 될 경우 유럽과 걸프 동맹국들이 해협 재개방을 주도하도록 미국이 압박을 가하는 그림이다. 이에 앞서 백악관도 호르무즈 해협 개통이 ‘장대한 분노’ 작전의 핵심 목표는 아니라는 취지로 언급, 해협 재개방 없이 군사작전을 축소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더라도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호르무즈 해협 개통이 4~6주로 예고한 작전 기한을 넘어 분쟁을 장기화시킬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해군과 미사일 보유량을 줄어들게 하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고, 현재의 적대 행위를 완화하는 동시에 외교적으로 이란에 항행의 자유를 압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또 이 같은 노력이 실패할 경우 유럽과 걸프 동맹국들에게 해협 재개방을 주도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WSJ은 “대통령이 군사적 선택지도 갖고 있지만 당장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날 오후 열린 백악관 브리핑과도 맥이 닿아 있는 보도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이 여전히 매우 더딘 상황에서 ’장대한 분노‘의 4가지 목표가 달성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군사작전을 축소할까’라는 WSJ 기자의 질문에 “해협의 완전한 재개통은 행정부가 추진 중인 목표”라면서도 “작전의 핵심 목표는 최고사령관이 미국 국민들에게 명확히 정의해뒀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가 이란 해군의 파괴, 탄도 미사일 파괴, 방위산업 인프라 해체, 핵무기를 영구히 획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 등 4가지이며 호르무즈 해협은 핵심 목표에 들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다만 레빗 대변인은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우리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종료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외교적 노력, 나아가 동맹국에 떠넘기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우선 해협 재개방에는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판단이다. 또 막대한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는 지상군 투입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정치적 도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천연가스 운송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미국의 석유 소비량 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비중은 2%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큰 상관이 없으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많이 의존하므로 이들이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많이해왔다.

미국이 제시한 핵심 목표 측면에서도 이미 성과를 달성한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만 뺀 종전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25일 “1만 개의 이란 표적을 타격했고 이란 해군 대형 함정의 92%를 파괴했다”며 “이란 미사일, 드론, 해군 생산시설 및 조선소의 3분의 2 이상을 손상하거나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우리는 이란의 광범위한 군사 생산시설을 완전히 제거하는 길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방 예산도 문제다. 앞서 미 국방부(전쟁부)는 백악관에 2000억달러(약 300조 원)의 추가 예산을 백악관에 요청했는데, 이는 올 회계연도 미 국방예산(약 9000억달러)의 5분의 1이 넘는 규모다. 국방의의 추가 예산은 아직 미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이란과의 전쟁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는 “해협이 개방되기 전에 군사 작전을 종료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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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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