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전 세계에 양자컴을 몇 대 팔았나 [퀀텀이 온다]
IBM "300여곳과 연구...2029년 완벽한 양자컴 나올 것"
양자컴퓨터 개발 선두주자 IBM이 전세계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양자컴 구축을 넘어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양자컴퓨터를 판매하며, 300개가 넘는 기업, 연구기관들과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양자 실용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BM은 2016년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 85대의 양자컴퓨터를 구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드웨어를 물리적으로 현장에 직접 설치한 사례는 10여대로 추정되며, 나머지는 클라우드 서비스 방식으로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가운데 15대 이상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유용성 단계(Utility-scale)'라는 점이다. 이는 양자컴이 이론적인 실험 단계를 넘어 고전 슈퍼컴퓨터로 계산하기 힘든 영역의 문제들을 양자컴이 풀어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과거에는 양자컴퓨터가 계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가 많아 결과값을 믿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오류를 제어하거나 보정해 신뢰할 수 있는 계산 결과를 내놓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IBM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는 '퀀텀 네트워크 가입 회원사'는 300개를 넘어섰다. 포춘지 선정 기업부터 글로벌 명문 대학, 국립 연구소들이 IBM 양자컴을 활용해 신소재 개발, 금융 알고리즘 최적화, 물류 혁신 등의 난제를 풀고 있다. 반복적인 연산 실험과 후속 작업으로 오류를 없애는 연구가 한창이다.
그 성과로 IBM은 지난해 HSBC와 하이브리드 양자 알고리즘을 활용해 채권 거래 체결 데이터 약 110만 건을 양자컴퓨팅으로 측정한 결과 체결 예측 정확도가 고전 컴퓨터보다 34%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엄청난 속도의 연산력을 가진 양자컴퓨터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오류 수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완벽한 상용화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하이브리드 방식과 알고리즘 연구로 3년 안에 양자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이 경쟁력의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고전 컴퓨터와 양자컴퓨터가 역할을 나눠 계산하는 '하이브리드 알고리즘' 능력이 관건이 됐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양자컴퓨터가 단독으로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기존 슈퍼컴퓨터(HPC)와 AI가 처리하기 힘든 특정 구간만을 양자컴이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4년 연세대학교에 국내 최초로 IBM 컴퓨터를 도입했다. 해외에 있는 양자컴 본체를 클라우드로 연결해 활용할 경우 데이터를 전송해야 해 산업 보안 유출 우려가 있지만, 국내에 물리적으로 컴퓨터를 설치할 경우 정보 유출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어 활용 수요가 높아진다.
최근 연세대는 이 IBM 양자컴을 일본 최대 규모의 국립 연구기관인 이과학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후가쿠'와 연결해 거대 계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국가 단위의 거대 계산자원 간 물리적, 기술적 연결을 통해 기존 슈퍼컴퓨터만으로는 수십 년이 걸리는 난치질환와 같은 문제를 빠르게 풀겠다는 목표다.
표창희 IBM 상무는 "IBM은 올해는 양자 우위를 확인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며 "오는 2029년에는 오류 내성 양자 컴퓨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류를 완벽하게 수정해 원하는 복잡한 연산을 끝까지 정확하게 수행해낼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완성할 것이란 설명이다.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