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개고 달걀 옮기는 게 로봇 끝판왕 조건?…삼성은 독립조직 신설도
연구용 로봇핸드 수요 급증
원익·로보티즈·에이딘 등
국내 전문기업들도 뛰어들어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차 사진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mk/20260331060310769ytnw.jpg)
덱스트러스 핸드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을 위한 핵심 도구로도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AI가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려면 인간처럼 고도의 손 기술을 발휘하며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로봇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덱스트러스 핸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계열사로 둔 삼성전자가 덱스트러스 핸드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래로봇추진단 내 ‘핸드랩’을 신설했다. 오준호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은 지난해 9월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다양한 형태의 덱스트러스 핸드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더 높은 자유도를 갖춘 핸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서비스용 휴머노이드 ‘클로이드’를 개발·고도화하고 있지만, 자체 덱스트러스 핸드 개발에는 나서지 않았다. 올해 초 미국 CES 2026에서 공개된 클로이드는 다섯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세탁물을 정리하는 모습을 선보여 주목받았지만, 해당 로봇핸드는 LG전자 제품이 아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모델은 클로이드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로봇핸드는 외부 제품을 활용했다”며 “하드웨어보다는 휴머노이드 전체를 자연스럽게 구동하기 위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 휴머노이드 산업은 제조·물류 현장 적용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그리퍼가, 물류 현장에서는 진공·흡착 방식의 석션 기술이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시점에 덱스트러스 핸드를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 가격이 비싸 투자수익률(ROI)이 낮고, 높은 가반하중(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중량)과 정밀한 조작을 모두 만족시키는 기술 구현도 쉽지 않아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덱스트러스 핸드를 개발·생산하는 주체로 대기업보다 로봇 전문기업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상용 휴머노이드 시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전문기업은 연구용 덱스트러스 핸드 판매로 유의미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로봇핸드 전문기업 테솔로의 김영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서 로봇핸드 역시 연구용 수요만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과거에는 연구기관 한 곳이 1개 정도를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10~20개씩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테솔로의 덱스트러스 핸드 ‘DG-5F-M’은 성인 남성 손 크기와 유사한 5지 구조에 독립 관절 20개를 갖췄다.
테솔로 외에 국내 덱스트러스 핸드 전문기업으로는 원익로보틱스, 로보티즈, 위로보틱스, 에이딘로보틱스 등이 꼽힌다.
원익그룹 계열사 원익로보틱스는 연구용과 산업용 로봇핸드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연구용 모델 ‘알레그로 핸드 V5 플러스’는 4개의 손가락에 총 16자유도를 적용했고 마디마다 촉각 센서를 장착해 접촉 정보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산업용 모델 ‘알레그로 핸드 V5’는 3지 구조에 9자유도를 적용하고 손끝에 촉각 센서를 탑재했다.
로보티즈는 휴머노이드와 덱스트러스 핸드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AI 워커’를 개발한 로보티즈는 지난 1월 로봇핸드 모델 ‘HX5-D20’을 출시했다. 5지 구조에 20자유도를 갖췄고 손가락 끝에는 촉각을 감지하는 텍타일 센서가 장착됐다. 로보티즈는 자체 개발한 초소형 액추에이터 ‘XM335’를 로봇핸드에 적용했다. 각 손가락 마디를 모듈화해 생산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HX5-D20의 가격은 880만원인데, 국내 다른 덱스트러스 핸드 제품은 6000만원대인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 로봇개발팀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 위로보틱스도 휴머노이드 ‘알렉스’와 덱스트러스 핸드를 함께 개발·고도화하고 있다. 위로보틱스의 핸드는 사람처럼 역감(저항 감각)을 인지하며 외력에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용 센서에 강점을 지닌 에이딘로보틱스도 덱스트러스 핸드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에이딘 핸드 2세대’는 총 16자유도를 갖췄다. 4개 손가락에 각각 3자유도, 엄지에 4자유도를 적용했다. 손바닥과 손가락 전면에 텍타일 센서를 배치해 접촉 위치와 여부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자사 옵티머스용 덱스트러스 핸드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옵티머스용 덱스트러스 핸드는 자유도가 22에 달한다. 이는 테슬라가 옵티머스를 배터리 셀 분류·검사, 간단한 조립 작업 등 다양한 생산 활동에 투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로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를 특정 활동에 적합한 휴머노이드로 고도화한다는 전략 아래 4지 그리퍼를 채택한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휴머노이드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는 주요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덱스트러스 핸드 개발을 병행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보급형 휴머노이드 G1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니트리는 20자유도와 촉각 센서 94개를 갖춘 로봇핸드 ‘Dex5-1’을 개발해 외부 판매도 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 휴머노이드 5000대를 판매한 애지봇 역시 19자유도의 로봇핸드 ‘옴니핸드 프로’를 자체 개발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덱스트러스 핸드까지 내재화할 수 있는 것은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가 두꺼운 데다 개발 대상도 산업용·서비스용을 모두 아우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는 “중국에는 휴머노이드 완제품 기업만 약 160개에 이르며 액추에이터, 배터리, 센서 등 핵심 부품 기업도 포함하면 600개 이상이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군소 업체까지 합치면 관련 생태계 기업은 1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섀도로봇컴퍼니(영국), 큐비로보틱스(이탈리아), 애자일로봇(독일) 등이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독일의 슝크는 연구용보다는 산업용 로봇핸드 영역에 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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