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자" 129명 탄 비행기 납치 '공산주의자'...평양인줄 알고 김포에[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이날 오전 7시33분쯤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후쿠오카 이타즈케 공항으로 향하던 일본항공(JAL) 351편, 이른바 '요도호'가 일본도와 권총, 폭탄 등의 무기를 가진 괴한 9명에 의해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기장을 위협해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의 아바나로 가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 국내선이었던 비행기로는 중·단거리 운행만 가능했고, 쿠바까지 갈 수 있는 연료도 없었다.
이를 알게 된 납치범들은 "북한 평양으로 가자"며 목적지를 바꿨다. 북한에서 일본 공산혁명을 위한 군사훈련을 하고 이곳을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기장은 "이 비행기는 국내선이라 북한까지 갈 연료가 없다"고 둘러댔다. 실제 비행기에는 북한까지 갈 수 있을 정도의 연료가 실려 있었지만, 1만 시간 이상 비행 경력을 지닌 베테랑 기장이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납치범들은 일단 후쿠오카 이타즈케 공항에 착륙했고, 일본 자위대가 활주로를 포위하자 승객들을 해치겠다고 위협하며 연료와 항공 지도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다행히 납치범들은 여성, 노인, 어린이, 환자 등 승객 23명을 풀어줬고, 나머지 108명을 태운 채 다시 평양으로 향했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건넨 지도가 항공 지도가 아닌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지도 사본이었다는 점이다. 요도호는 관제소와의 교신에만 의존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평양으로 향하게 됐다.

납치범들은 김포국제공항에 착륙한 후에도 한동안 속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국 정부가 공수부대원들에게 인민군 복장을 입히고 '평양 도착 환영'이라고 적힌 현수막 설치하는 등 위장 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환영단으로 위장하기 위해 인근 주민을 동원하고, 태극기 대신 인공기를 거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러나 범인 중 한 명이 영어로 "여기가 서울이냐?"고 물어봤을 때 군인 한 명이 "그렇다"고 답하면서 김포라는 사실이 발각됐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납치범들이 김일성 사진을 가져올 것을 요구해 간파당했다는 등 여러 설이 전해진다.
납치범들은 승무원과 승객을 인질로 잡고 북한으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일본 정부에서 급파한 인사들과 한국 정부, 납치범들의 사흘간 협상 끝에 승객 전원을 석방하는 대신 당시 일본 운수성 정무 차관이었던 야마무라 신지로를 인질로 잡고 북한으로 넘어가기로 합의했다.

이후 납치범 9명은 조종사 3명, 야마무라 차관 등과 함께 요도호를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착륙 후 북한 측은 납치범들의 무장 해제를 요구했는데, 이들이 당시 지니고 있던 무기들은 모두 장난감이나 모조품이었다.
북한은 "세계 혁명을 추진하는 동지"라며 납치범들을 환영했고, 이들의 망명을 받아들였다. 이틀 뒤인 4월 5일 요도호는 조종사 3명과 야마무라 차관을 태우고 일본으로 귀환했다.
이후 납치범들은 북한의 감시·통제 하에 주체사상 교육을 받았다. 이들 중 2명은 각각 일본에 잠입해 지하 활동을 벌이거나 태국에서 달러를 위조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일본 공안당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북한에는 납치범 9명 중 4명이 생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14년 SNS(소셜미디어) 계정을 개설해 운영하며 북한 생활을 찬양하는 글을 올리는 등 일본인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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