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급했나…35년만에 투하한 ‘대전차지뢰’ 위력은[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3.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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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에서 英 Mk 전차 방어 목적 개발
대량작약 폭발력으로 전차 무한궤도 파괴
탐지기에 안 걸리는 ‘비금속제 재질’ 제작
공중에서 투하 고성능 대전차지뢰도 등장
20여년 만에 미군이 투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전차 지뢰 모습. 출처=유튜브 캡처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미군이 이란 내 주요 군사 거점 주변에 공중 투하 방식으로 치명적 살상무기인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제기돼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미군이 실전에서 살포형 대전차 지뢰를 마지막으로 사용한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주거지역에 미국의 대전차 지뢰가 흩어져있는 사진들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촬영된 지역은 이란 쉬라즈 외곽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설에서 3마일 가량 떨어진 곳으로 추정된다. 이란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이동을 차단하기 살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수 전문가들은 미군이 보유한 공중 투하형 산탄 지뢰 매설 장비 ‘게이터 지뢰 살포 시스템’(Gator mine scattering system)에 의해 항공기에서 투하된 대전차지뢰 ‘BLU-91/B’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이 지뢰는 미국만 보유하고 있고 이란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한 이후 개발돼 이란이 설치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선 이미 인명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은 텔레그램을 통해 “금속 캔 모양의 폭발물로 인해 최소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국제엠네스티 관계자는 “이러한 지뢰들은 장갑차를 겨냥하고 있지만 민간인들에게도 극도로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적 전차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M19 대전차지뢰를 설치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전차지뢰(Anti-tank mine)는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 차량을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방어형 지뢰다.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이 최초로 Mk 시리즈 전차를 실전에 투입하면서 이들 전차의 진격을 막고자 야포용 고폭탄이나 박격포탄에 신관을 장착해 땅에 파묻는 형태인 급조폭파물(IED)가 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소련이 192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지뢰 개발에 착수해 1924년에 최초의 대전차지뢰인 ‘EZ mine’을 개발했다. 작약량이 1㎏ 수준으로 적지만 전차의 무한궤도를 박살내기에는 충분했다. 독일도 지뢰 개발에 적극적 나서 1929년에 4.5㎏의 작약량을 탑재한 ‘Tellermine 29’ 개발해 무한궤도 파괴는 물론 적 전차의 완파를 노리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독일에서도 ‘Tellermine 42’와 ‘Tellermine 43’같은 대전차지뢰 개량형을 내놓았다. 신관 성능을 높이기 위해 봉이 기울어지면 작동하는 압력봉 방식이 적용된 신관이 등장했고 지뢰 제거를 방지하는 장치도 장착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각국 지뢰의 장점만 채택한 대전차지뢰 표준형인 ‘M15’가 등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포병의 클러스터 포탄을 사용한 미국의 ‘공중살포식 대전차지뢰’, 격발시 전차 측면 방향으로 성형작약탄이 날아오는 미국의 ‘M24 mine’, 전차 차체 바닥부 전체를 집중 공격하는 막대기 형태인 영국의 ‘L9 bar mine’ 등의 대전차지뢰도 개발됐다. 내부 작약도 고성능 폭약으로 개선됐다.

지뢰탐지기에 잘 걸리지 않도록 비금속제 재질로 만들고 지뢰 제거를 방지하는 장치의 성능도 개량해 지뢰 제거 장치에 걸려도 단순히 1회, 2회로는 폭발되지 않고 버티다가 전차가 오면 폭발하는 정교한 신관도 도입됐다.

심지어 항공기로 공중에서 투하해도 파손되지 않고 스스로 작동해 활성화하는 고성능 대전차지뢰도 등장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BLU-91/B’ 대전차지뢰가 이에 해당된다.

접근 전차 스스로 공격하는 지능형 지뢰 등장

물론 전차의 기동력이 손실된다고 해도 전차가 바로 무력화되는 것이 아니다. 포탑을 회전하며 전차포와 공축기관총으로 반격하면 전차를 완전히 격파할 때까지 아군에 추가 피해가 주기 때문에 1발로 전차를 박살내기 위해 일반적인 고폭탄 폭발력으로 공격하는 방식 보다는 성형작약을 이용하는 방식도 있다.

성형작약 방식은 보통 대전차미사일이나 대전차로켓을 발사하는 것처럼 대전차 탄두를 1회용 발사관 내부에 넣어두고 적 전차가 지뢰를 밟으면 전차 측면을 노리고 따로 설치된 발사관에서 대전차 탄두가 발사되는 방식과 지뢰를 밟으면 내장된 성형작약탄이 전차 상부로 발화하며 강력한 폭발을 발휘하는 2가지 방식이 있다.

대표적인 대전차지뢰는 미국의 M15 대전차지뢰다. 가장 보편적으로 대량의 작약을 통한 폭발력으로 무한궤도를 파괴하는 원리로 동작한다. M19 대전차지뢰는 M15 대전차지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미국의 또 다른 대전자치뢰 ‘XM1100 IMS’도 있다. 이외에 독일의 ‘Tellermine’, 러시아의 TM-46, TM-57, TM-62, TM-72 등이 있다.

가장 최신의 지능형 대전차지뢰로 러시아군의 ‘PTKM-1R’가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해 실전 투입이 확인됐다. 상부 공격 지능형 대전차 매복탄으로 소화기 정도 크기에 무게는 20㎏에 달하는 원통형 장비다. 2021년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에서 실물이 공개된 바 있다.

설치된 곳에 접근하는 차량이나 전차, 장갑차를 인지하면 그 방향으로 본체를 기울인 뒤 내장된 자탄을 공중으로 발사한다. 공중으로 발사된 자탄은 회전하면서 아래에 표적이 될 차량을 내장 센서를 통해 감지하고 밑에 표적을 탐지하면 그 방향으로 내장된 자가단조(EFP) 관통자를 발사해 적 목표물을 공격해 파괴하는 지능형 대전차지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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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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