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저가 공세 ‘끝’…이젠 프리미엄 승부

강주현 2026. 3.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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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강주현 기자]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가 진출 1년여 만에 수입차 판매 5위에 안착한 데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연내 첫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사업방식도 과거 중국의 ‘저가 공세’와 결이 다르다.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산업의 질적 전환을 강제하면서,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업체들이 해외로 나오는 구조다. 이들과 경쟁하는 현대차ㆍ기아 등 국내 브랜드의 위기감도 커진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 30일 발간한 보고서 ‘BYD 약세가 시사하는 中 자동차 경쟁 구도 변화’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전기차의 공습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산업 구조조정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올해부터 순수전기차(BEV) 에너지 소비량에 세계 최초로 강제성 국가표준을 적용하고 취득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등 소형·저가차 중심의 양적 팽창에 제동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들은 도태됐고, 살아남은 상위 업체들은 스마트·자율주행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실제로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던 BYD는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공개하고 지능형 자동차 분야에 2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을 핵심 진출지로 낙점한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록 대수 대비 충전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국내 충전기는 약 49만7000기로, 전기차 약 2대당 1기 꼴이다. 충전기 1기당 전기차 10대 이상인 유럽이나 북미와 비교하면 중국 업체들엔 더없이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과 유럽이 관세 장벽과 보조금 폐지로 중국산을 견제하는 사이, 한국은 실질적인 보조금(최대 680만원) 지원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진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올해 1~2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6.9% 급증한 점 역시 시장의 역동성을 증명한다.

이미 시장 점유율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BYD는 올 초 볼보와 아우디 등 전통의 강자들을 제치고 수입차 판매 5위에 올랐으며, 상반기 내 누적 1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여기에 하반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씨라이언6’ 투입이 현실화될경우 판매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중형 SUV ‘7X’의 부분변경 모델을 중국 외 글로벌 최초로 한국에 선보일 예정이며, 자율주행 기술력을 앞세운 샤오펑(Xpeng) 역시 한국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BYD를 포함한 중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영향력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것”이라며 “단순히 보조금 정책으로 견제하기엔 이미 이들의 제품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에 맞서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과 서비스 네트워크 고도화 등 근본적인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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