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H&M 옷값 오른다…전쟁이 내 옷장까지 흔드는 이유 [박시진의 글로벌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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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H&M,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포에버21, 쉬인.
경기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이 즐겨찾는 국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입니다.
그동안 경기 침체 국면에서 오히려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전쟁이 지속되며 패스트패션 기업들의 수익 부진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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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수록 잘 팔리던 패스트패션 브랜드
美·이란 발 전쟁 장기화에 폴리에스터 값↑
옷 절반 이상 폴리에스터…원자재 비용 상승
운임 시간도 길어지고 비용도 올라…일정 차질
‘K자형’ 소비에 가격 조정 어려워…실적 악화

자라, H&M,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포에버21, 쉬인.
경기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이 즐겨찾는 국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입니다. 패스트패션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대량 생산·유통하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시즌마다 라인업이 변경돼 비교적 한정판 성격을 띤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합니다.
그런데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울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며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저가형 폴리에스터 비중이 높은 패스트패션 기업일수록 국제 유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시장조사기관 ICIS에 따르면 폴리에스터 생산 비용의 약 70%는 석유 기반 원료와 관련돼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원유 가격이 40% 상승하자 폴리에스터 섬유 가격도 25% 이상 올랐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석유 공급망에 연결된 모든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세계컨테이너협회(WCI)의 상하이-로테르담 컨테이너 운임 지수에 따르면 상하이와 로테르담 간 화물 운송료는 전쟁 발발 이후 20% 상승했으며, 프레이트오스 데이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유럽 간 항공 화물 운송료는 25% 올랐습니다.

남아시아 등 주요 의류 생산국에서 중동을 경유하는 수출 경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운임 비용 상승은 곧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해상 운송의 경우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 운송 기간이 10~14일가량 지연되는데, 시즌성 상품 비중이 높은 패스트패션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패스트패션 기업들은 항공 물류 제한에 따른 출하 지연으로 판매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경기 침체 국면에서 오히려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습니다. H&M은 최근 발표한 실적에서 매출총이익률이 1.6%포인트 증가했는데, 이는 원자재 비용 하락 덕분으로 분석됐습니다. 베렌베르크는 H&M 원자재 비용의 약 7%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터 가격이 하락하며 직전 분기 매출총이익률을 약 80bp 끌어올렸다고 추산했습니다. 운송비 하락도 60bp만큼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전쟁이 지속되며 패스트패션 기업들의 수익 부진이 예상됩니다. 영국 소매업체 넥스트는 애널리스트에게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부터 폴리에스터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통보했습니다. 베렌베르크에 따르면 H&M의 경우 폴리에스터가 매출총이익에 기여했던 부분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물론 폴리에스터를 사용하는 비중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H&M, 넥스트, 자라 등은 제품의 약 4분의 1이 폴리에스터이고, 저가 브랜드인 부후는 절반가량이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집니다. 쉬인은 제품의 5분의 4 이상이 폴리에스터입니다.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구조입니다. 넥스트는 이미 고객들에게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소비자 수요가 ‘K자형’으로 양극화돼 고소득층소비는 빠르게 회복하는 반면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오히려 위축될 경우 패스트패션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객들이 지갑을 닫아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관세 인상에 이어 전쟁발 원자재 가격 인상, 운송 비용 증가 등이 겹친다면 패스트패션 기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일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폴리에스터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업체일수록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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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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