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판 키우는 두산… 검사·설계·소재 잇는 ‘풀 밸류체인’ 승부수

이계풍 2026. 3. 3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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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테스나 중심 테스트 역량 강화

사업구조 개편으로 수익성도 개선

설계 부문 세미파이브 지분 확대

실트론 인수 땐 소재 영향력 강화

[대한경제=이계풍 기자]두산그룹이 전통적인 에너지·기계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삼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부터 설계(ASIC), 기초 소재인 웨이퍼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강력한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반도체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반도체 후공정 검사, 반도체 설계, 웨이퍼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핵심 축은 후공정 검사 분야다. 두산은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반도체 테스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검사 전문기업으로,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실적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 3577억원, 영업이익 642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17.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수익성 개선이다. 모바일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자동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2024년 기준 약 12%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2026년 18%, 2027년 19%까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고부가 테스트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수익성 개선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설계 영역으로의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두산은 AI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 전문기업 세미파이브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반도체 설계 생태계로 진입했다. 2021년 세미파이브 시리즈B 투자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이후 지분을 확대해 온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과 두산테스나를 통해 지분 5.91%를 확보하며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세미파이브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핵심 파트너로, AI 맞춤형 반도체(ASIC)의 기획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두산은 세미파이브가 설계한 ASIC 물량을 두산테스나가 직접 테스트하는 구조를 만들어 설계와 검사 간의 강력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이미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국내 팹립스 스타트업은 물론 한화비전, 샌디스크 등 글로벌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사업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중이다.

최근 업계의 이목은 두산의 SK실트론 인수 추진 여부에 쏠려 있다.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인수가 성사될 경우, 두산은 반도체 생산의 기초 소재인 웨이퍼까지 손에 넣게 된다. 이는 설계(세미파이브) → 소재(SK실트론) → 검사(두산테스나)로 이어지는 독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의미다.

물론 과제도 있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경쟁과 투자 부담이 큰 분야인 만큼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어렵고, 웨이퍼 등 소재 사업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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