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대출 규제 온다"…제도권에서 밀려나는 취약차주

유찬우 기자 2026. 3. 3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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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이번주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발표
'규제 강화·스트레스 DSR'…대출 문턱 높아진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대출 규제와 더불어 금리 상승으로 취약차주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9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이번주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출 규제 강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총량 관리 기조에 더해 상환능력 중심 심사까지 강화되면서 일부 차주가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제시한다. 은행권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대출잔액의 2% 수준보다 더 낮게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방향성은 자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이미 대출 여건은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확대된 불확실성이 국내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지난 27일 기준 NH농협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최고 7.01%로 올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5년 주기형 고정형 주담대 금리 역시 연 6%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역시 핵심 변수로 꼽힌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정한다. 현재보다 높은 금리를 가정해 차주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턴 전국 모든 지역에 가산금리 3%포인트(p)를 더하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적용된다. 결국 이 제도는 차주의 상환능력을 보다 보수적으로 반영해 대출 문턱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낸다.

이 제도는 차주 간 영향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난다. 소득이 높고 금리가 낮은 고신용 차주는 한도 감소 폭이 제한적이다. 반면 소득이 낮고 이미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차주는 한도 축소 폭이 크게 나타난다. 같은 규제가 적용되더라도 차주별로 결과가 달라지며, 신용도가 낮을수록 금융 접근성이 더욱 떨어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금융권 풍선효과…카드사 대출도 상황은 '글쎄'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풍선효과'다. 은행권에서 총량 관리와 더불어 DSR 제도가 확대 시행되면 중·저신용자는 대출 우선순위에서 밀려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미 이러한 현상은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서민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42조9022억원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카드론 금리 역시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39%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3년 만기 여신전문금융회사채(AA+)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4.103%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카드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업권의 저신용자 대출 공급액 역시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 30조원 중 카드론과 대부업 비율은 58.3%로 전년(56.0%) 대비 2.3%p 확대됐다.

문제는 대부업 역시 과거에 비해 제도권의 마지막 완충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법정 최고금리(연 20%) 인하와 자금 조달 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부업체마저 차주 선별을 강화하는 추세다. 과거 취약차주를 폭넓게 흡수하던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영업 구조 역시 보수적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완충 역할' 대부업…차주 선별 강화


결국 1·2금융권에서 대부업으로 이어지던 대출 사다리가 끊기며 일부 취약차주는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단절은 취약차주의 불법사금융 유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감독원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총 1만7538건으로 전년 대비 2141건 늘었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가 출범한 2012년(1만8237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자 6년 연속 증가세다. 이는 중·저신용자 대상 제도권 금융 공급이 위축되면서 수요가 비제도권으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가계대출 규제는 단순한 총량 억제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며 "스트레스 DSR 등 상환능력 중심 규제가 강화되면 금융권 내부 리스크는 낮아질 수 있지만 동시에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선 규제와 함께 보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찬우 기자 coldmilk99@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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