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사고, 중과실 아니면 불기소’ 법사위 통과… “의사이탈 막을것” vs “기준 모호 혼란 우려”

이호 기자 2026. 3. 3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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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분야에서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의료 사고에 대해 의료진의 형사 처벌을 제한하는 이른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이르면 이번 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 과실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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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법 개정안 곧 본회의에
의료계 “민형사 리스크 경감” 환영
환자단체 “진실 규명 권리 박탈”… “필수의료 혜택 볼것” 의견 갈려
“중과실 등 기준 명확히 해야” 지적

필수의료 분야에서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의료 사고에 대해 의료진의 형사 처벌을 제한하는 이른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이르면 이번 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과도한 민형사상 책임에 따른 필수의료 인력 유출을 막고, 피해 환자 측에도 소송과 분쟁 부담 대신 조속한 배상을 보장하려는 취지다. 다만 ‘중과실’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필수의료 과실은 불기소” 앞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 과실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정부와 여당은 이르면 이번 주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의 중대한 과실이 없고 책임보험 가입과 설명의무 이행 등의 조건을 충족한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를 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필수의료 분야의 사법 리스크를 줄여 인력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적어도 필수의료와 관련된 사고는 국가가 배상 등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형사 처벌은 환자의 상태 등 결과가 아니라 의사라면 절대 하지 않을 실수를 했는지 등 과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단체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3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 면책은 의료인의 책임 의식을 약화시키고, 피해자와 유족이 진실을 규명할 권리를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환자 단체 내부에서도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의료진이 과도한 형사 처벌의 공포에서 벗어나 진료에 임하게 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환자”라고 말했다.

● ‘중과실’ 기준 등 모호한 규정 많아

개정안이 통과돼도 모호한 ‘중과실’ 기준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개정안은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는 유형을 진료기록 조작, 대리 수술, 무면허 의료행위 등 12개로 명시했다. 그러나 실제 적용 과정에서 해석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환자 생명·신체에 중대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 의료행위’, ‘기본적 안전관리 의무’ 등은 범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중과실에 대한 규정이 의료 분쟁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수의료의 범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안은 필수의료를 중증, 응급, 소아, 분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에선 ‘중증’의 범위가 넓어 면책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필수의료 범위를 ‘응급, 중증외상, 중증소아, 분만’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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