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사과 대신 노란 사과… 군위 ‘여름 품종’으로 승부

명민준 기자 2026. 3. 31.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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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과하면 대구'라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로 대구는 사과의 고장이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기후 위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대구 사과의 맥을 잇고 지역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며"골든볼을 중심으로 군위를 국내 대표 여름 사과 산지로 육성해 대구 사과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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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생육 환경 불안정
더위에 강한 ‘골든볼’ 육성 추진
4년간 재배면적 100ha로 확대
지난해 8월 대구 군위군 군위읍의 한 농가에서 김진열 군위군수(가운데)가 골든볼 품종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 군위군 제공
한때 ‘사과하면 대구’라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로 대구는 사과의 고장이었다. 1910년대부터 금호강 지류를 중심으로 재배 농가가 속속 생기기 시작했는데 강 주변의 사질 토양이 사과 농사에 최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속도로 늘어났다. 동구 도동과 불로동, 평광동을 중심으로 국내 대표적인 사과 품종인 ‘부사’를 재배했는데 전성기에는 대구 사과밭 면적이 9100여 ha(헥타르)에 달하며 전국 수확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그 명성은 빛바랜 추억 속에나 남게 됐다. 기후 변화로 대구의 여름이 길어지고 기온이 치솟으면서 사과 생육 환경이 불안정해졌다. 사과 재배 농가는 경북 청송과 충북 충주 등 북부로 빠르게 이동해 현재는 대구에 100여 ha 규모의 과원에서 120여 가구가 사과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기후 위기라는 악조건 속에 3년 전 새 식구가 된 군위군이 대구 사과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2023년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 역시 기온변화의 위기를 겪고 있다. 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까지 지역 평균기온은 10.9도에서 13.8도 2.9도 정도 상승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잦아지면서 군위도 대표적 품종인 부사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군위군은 여름 사과 품종인 황색 조생종 ‘골든볼’을 앞세워 품종 전환과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여름 사과 품종인 골든볼. 대구 군위군 제공
골든볼은 2021년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가 개발했다. 8월 수확이 가능한 여름 사과로 평균 당도 14.8브릭스, 산도 0.51% 수준의 균형 잡힌 맛과 아삭한 식감, 약 20일의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저장성을 갖췄다. 군위에서는 지난해 첫 수확 이후 현재까지 20ha에 4만 주가 식재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농가의 만족도도 높다. 골든볼은 잎 따기나 반사필름 설치 등 착색 작업이 거의 필요 없어 노동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령 농업인의 부담을 크게 낮춰준 것이다.

군위군은 골든볼 재배면적을 2030년까지 100ha로 확대해 전국 최대 주산지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생산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까지 골든볼 특화단지와 기술 보급 모델 육성, 스마트 과수원 공모사업 등을 통해 약 40억 원 규모의 인프라를 조성했다. 올해부터는 3년 동안 11ha 규모의 스마트 과수단지를 조성해 다축형 수형, 햇빛 차단망, 미온수 살포, 환경 센서 기반 관리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군은 유통 전략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군위군과 대경사과원예농협은 8월 전국 135개 이마트 매장에서 ‘군위 골든볼 사과 산지직송전’을 열 방침이다.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8월까지 골든볼 특화 과정 농업대학도 운영한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기후 위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대구 사과의 맥을 잇고 지역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며“골든볼을 중심으로 군위를 국내 대표 여름 사과 산지로 육성해 대구 사과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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