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창업기업 수 전국 1위…창업 교육 패러다임 바꿨다


건국대학교(총장 원종필)가 내세우는 창업 교육의 핵심 철학이다. 이 철학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실제 시장에서 부딪히며 배우고 그 경험이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창업을 하나의 ‘활동’이 아닌 교과·비교과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끌어올린 점이 건국대 창업 교육의 출발점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건국대는 2025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학생 창업기업 수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학생창업유망팀 300+’ 사업에서도 최근 3년간 다수의 창업팀을 배출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건국대는 ‘2025년 창업교육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창업교육 및 창업문화 활성화 부문 교육부장관상 표창을 수상하며 창업 교육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건국대 창업 교육의 또 다른 특징은 학사제도와의 결합이다. ‘드림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창업 프로젝트 수행을 학점으로 인정받으며 수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수준을 넘어 창업 자체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이수할 수 있다. 550평(약 1800㎡) 규모의 창업지원시설과 다양한 창업 공간도 함께 제공돼 사업화 전 과정의 기반을 지원한다.
창업 교육은 글로벌 현장으로도 확장된다. 대표 프로그램인 ‘KU 글로벌 스타트업 프런티어’는 학생들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미국 CES 현장으로 파견해 글로벌 시장을 직접 경험하도록 한다. 2026년에는 70명 규모의 창업 파견단이 참가해 투자 유치와 해외 판로 개척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현장 성과도 구체적이다. 제품 이미지 한 장만으로 제조 과정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솔루션을 개발한 학생 창업기업 ‘쭉(ZOOC)’은 CES에서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수억 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확보했다. AI 이미지 처리 기술을 활용해 플라스틱 컵을 자동으로 분리·세척·적재하는 친환경 장비를 선보인 ‘커피바라’ 또한 전시 기간 중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다수의 상담을 성사시켰다.
학생 창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토버스’는 제주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친환경 화장품을 개발해 해양생태계 문제 해결 및 해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2024 학생창업유망팀 300+’ 대상(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루누이 또한 AI 기반 여행 큐레이션 앱 ‘캐치프로그’로 출시 3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여행 카테고리 1위, 2개월 만에 거래액 4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총 7377개 팀이 참가한 ‘도전! K-스타트업 2025’ 왕중왕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다시 학내 창업 생태계로 환원되고 있다. 최근 학생 창업기업 쭉(ZOOC)의 대표 김효재와 ‘온리브’ 대표 노민 학생이 각각 1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하며 후배 창업가 지원에 나섰다. 이는 건국대 창업 지원을 통해 성장한 재학생이 다시 대학과 후배에게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에는 학생 주도의 창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건국대 학생 창업동아리 ‘KUVC’는 101명의 학생 창업가가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생 창업 조직으로 아이디어 발굴부터 투자 연계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운영하는 실전형 창업 플랫폼이다. 창업지원본부의 지원 아래 운영되는 KUVC는 동아리의 형태를 넘어 학생 창업가를 육성하는 ‘미니 액셀러레이터’로 기능하고 있다.
건국대는 2026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대학원생 창업 지원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고객 검증과 시제품 제작을 중심으로 학내 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하며 딥테크 창업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건국대는 앞으로 딥테크 기반 창업을 중심으로 바이오, AI, ESG 등 미래 산업과 특성화 분야인 ‘원헬스’를 아우르는 창업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창업가를 지속적으로 배출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주관기관으로도 선정된 건국대는 그간 축적해온 특화된 창업 지원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딥테크 분야 기술 사업화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의실을 넘어 시장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장되는 건국대의 창업 교육은 이제 ‘가능성’을 넘어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대학이 미래 산업 인재를 길러내는 방식 역시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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