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바이오신약 학과 신설…‘글로벌 Top50 대학’ 달성 속도


성균관대(총장 유지범)는 최근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HE)이 발표한 ‘2026년 THE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87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제 단순한 학문 탐구의 장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지식 가치 체인의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교육의 본질을 바꾸다: ‘답을 찾는 교육’에서 ‘가치를 설계하는 도전’으로
성균관대는 인공지능(AI)이 보편화된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대학의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단순히 AI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모든 학문 분야에 AI를 결합하는 융합 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그 핵심에는 독자적인 교육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인 ‘EDGE’가 있다. 이 시스템은 대학 내 분산된 방대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시하는 초개인화 적응형 학습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학생들은 전공의 벽에 갇히지 않고 ‘BIGs’와 같은 전략적 융합 모델을 통해 스스로의 학업 역량을 설계한다. 이는 대학이 ‘정해진 지식’을 전수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서 AI를 활용하도록 돕는 변화의 신호탄이다.
2026년 신설 학과, 국가 전략 산업의 ‘게임 체인저’
성균관대의 혁신은 산업계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읽어내는 통찰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26학년도에 신설된 2개 학과는 대한민국이 세계시장에서 패권을 다투는 바이오와 에너지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다.
△바이오신약·규제과학과: 신약 개발이라는 기술적 영역을 넘어 글로벌 인허가와 안전성 평가 등 ‘규제 과학’의 전문가를 양성한다. 기획부터 비임상, 임상에 이르는 전 주기를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를 배출해 국내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장벽을 넘도록 돕는다.
△배터리학과: 삼성SDI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차세대 ‘에너지 아키텍트’를 육성한다. 소재 개발부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실전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기존의 반도체 교육 체계도 한 단계 진화했다. 2006년 시작된 기업 밀착형 모델(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성공 DNA를 이식한 ‘반도체융합공학과’는 특정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넘어선 일반학과로서 운영된다. 이는 반도체 기초 학문과 응용 연구를 결합해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창의적 연구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성균관대의 독자적인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대학의 연구 경쟁력은 압도적인 인프라와 우수한 인적 자원에서 나온다. 성균관대는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 연면적 1만5000평(약 5만 ㎡) 규모의 첨단 연구 시설인 ‘E센터 및 CNS센터’를 2025년 10월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이 공간은 최첨단 실험 설비를 갖춘 연구 거점으로 연구의 몰입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사람’에 대한 투자에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성균관대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박남규 교수를 국내 대학 최초의 종신석좌교수로 추대했다. 이는 우수 연구자가 정년 이후에도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상징적 사례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26학년도 1학기에만 42명의 우수 신규 교수를 대거 임용하며 미래 학문 분야의 전문성을 비약적으로 강화했다.
지역 혁신의 엔진, ‘기업가적 대학’의 실현
성균관대는 상아탑의 벽을 허물고 지역사회 및 기업과 공존하는 ‘기업가적 대학’의 표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인 RISE 사업에서 서울과 경기 지역 통합 1위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성균관대는 5년간 465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통해 반도체, AI, 바이오, 양자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창업 분야에서의 성과 역시 독보적이다. 교원 창업 기업 중 4곳이 이미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연구 성과의 경제적 가치를 입증했다. 이는 대학이 지닌 학문적 깊이가 현장의 역동성과 결합할 때 대한민국이 ‘인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다.
성균관대는 이제 600년의 전통을 동력 삼아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하는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담대한 도전은 성균관대를 넘어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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