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된 대북송금…녹취록 공방, 결국 공소취소로 이어질까
3년 만에 '검사 통화 녹취' 공개 배경 주목
검사 '플리바게닝' 정황 녹취 일부만 공개
법조계 "대북송금 실체와는 무관" 지적도
"위법수사 부각해 공소취소 동력 만들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이던 서민석 변호사가 공개한 검사 통화 녹취를 두고 30일 진실공방이 거세다. 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을 노린 진술 회유·압박의 증거"라고,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검사는 "악의적 짜깁기"라고 맞서고 있다.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청문회를 벼르는 민주당이 이 의혹을 동력 삼아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로 나아가려는 것 아니냔 예측이 나온다.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 회유' 의혹은

논란은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에서 이 전 부지사 등에게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압박했다는 주장에서 불거졌다. 이 전 부지사가 2023년 6월 "쌍방울 방북 비용 대납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게 그 단초. 민주당 측은 이를 '진술 회유'라고 주장했다. 이때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 서 변호사였다.
불똥은 서 변호사에게로 튀었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모 씨가 "고립된 남편이 서 변호사에게 놀아나 검찰 회유에 넘어갔다"면서 해임을 요구한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도 "검찰이 정치를 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 전 부지사가 "아내가 오해한 것"이라고 방어했지만, 서 변호사는 결국 사임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이 전 부지사를 챙겼다. 특별면회를 가고, 변호도 민주당 소속 도의원인 변호사가 맡았다. 3개월이 지난 9월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압박에 따른 허위 자백"이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검사실에서 음식과 술을 반입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 공범 간 '진술 세미나'가 벌어졌단 주장도 내놨다. '연어·술 파티' 의혹이다.
그래서 '진술 강요'는 있었나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29일, 서 변호사가 민주당과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6월 19일 박 검사와 통화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 신분이다. 민주당 공세에 사임했던 변호인이 선거를 앞두고 의혹의 폭로자로 돌아온 것이다.
녹취에서 박 검사는 공익제보자, 보석, 추가 영장 미청구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씨가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지사)이 종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먼저 제안한 내용"이라고 항변했다. 당시 수사팀도 서 변호사 요청에 "불가하다고 통보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진실 공방이 펼쳐진 것이다.
이 같은 공방과 별개로 박 검사가 당시 피의자 측에 거래 여지를 암시한 정황이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검사의 "지금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 하게 하고 있다" 등의 발언이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영장, 보석 등을 언급한 건 검사가 해선 안 되는 '플리바게닝' 정황"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고 절차적 정의를 희생할 순 없다"고 꼬집었다.
짧은 녹취록만으로 이를 단언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박 검사도 "전체를 공개하라"고 반박하고 있다. 향후 국정조사 등에서 어느 쪽 말이 진실인지를 뒷받침할 정황이 나올지 주목된다.
대북송금 재판 영향은… 민주당 속내는 결국 공소취소?

이번 공방을 대북송금 사건의 실체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법원이 문제의 이 전 부지사 진술을 증거 채택하지 않고도, 혐의를 인정해 7년 8개월의 중형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진술 회유 의혹을 떠나 △쌍방울 측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점 △200만 달러 상당은 이 대통령 방북 비용 대납 명목으로 보이는 점 등 사실관계를 법원은 대부분 인정했다.
결국 민주당이 국정조사에서 위법 수사를 논점 삼아 최종적으론 공소취소를 이끌어내겠다는 셈법 아니겠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공소취소를 주장하는 데 동력을 삼으려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아예 없던 내용이 아니라 피의자에게 명확히 얘기하라고 요구한 정도면 공소취소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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