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국힘 자판기냐” 대구서 고개드는 심판론
野 내분·공천 잡음에 지지율 급락
두달새 무당층 2배 가까이 늘어
與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 선언

“대구가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면 그냥 찍어주는 자판기인 줄 아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에서 나오는 얘기다. 대구 남구 대명1동에 사는 70대 김기순씨는 “국민의힘은 선거철만 되면 찾아와서 맡겨둔 표 내놓으라는 식”이라며 “대구는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고 했다. 대학 교수인 50대 임모씨도 “국민의힘이 대구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며 “이번만큼은 호되게 매질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보수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에) 회초리 들어야 할 때”라며 “대구가 앞장서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김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공천할 예정이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보수 텃밭’ 대구에서 시장에 당선된 적은 없었다. 이번처럼 대구가 접전지로 분류된 사례도 찾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8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권영진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가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3.98%포인트 차로 꺾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주요 후보군(群)을 다자·양자 대결에서 앞서거나 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의힘 당 지지율도 하락 추세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1월말 이후 두달새 대구의 무당층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국민의힘 심판론’을 내세웠다. 야당의 전유물인 ‘심판론’을 여당 후보가 꺼내 든 것이다. 대구 민심도 국민의힘에 호의적이지 않다. 대구 서문시장의 상인 김모(70)씨는 “예전에는 욕하면서도 찍어줬는데 이번에는 안 할란다”고 했다. 여기에는 경제적 소외감도 작용하고 있다. 대구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지자체 경제 성장률, 재정 자립도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한동훈 제명과 윤석열 절연을 둘러싼 내분에 이어, 대구시장 공천 파동이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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