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도 막힐라” 정유업계 또다시 비명
나프타 공급망도 추가 충격 예고

친이란 무장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28일(현지 시각) 미국·이란 전쟁 참전을 선언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막힌 상황에서 중동 원유 수급의 유일한 우회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영향권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평소 하루 평균 약 9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길목이었다. 그런데 이란 전쟁 이후 물량이 급증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이 항로로 수출을 대거 돌렸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의 원유를 약 1200㎞ 길이의 송유관으로 서부로 이송한 뒤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선적·수출하고 있다. 얀부항의 경우 하루 선적 물량은 약 440만 배럴로, 전쟁 이전(약 200만 배럴)의 두 배를 웃돈다. 한국·중국·인도·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이 항로 의존도도 덩달아 높아진 상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 경로마저 막힐 경우 수입선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봉쇄될 경우 중동 원유는 홍해~수에즈 운하~지중해~대서양~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인도양을 거쳐 아시아로 이동해야 한다. 기존 항로보다 약 9000㎞ 늘어나고 운송 기간도 최대 2주가량 길어진다. 운임과 보험료 급등은 불가피하다. 호르무즈 해협 외부에 있는 UAE 푸자이라항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하루 처리 가능 물량이 약 200만 배럴에 불과해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시 전 세계 원유 공급 차질 규모가 현재 하루 1000만 배럴에서 1700만 배럴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해 항로 차질은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악재다. 30일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2.8% 오른 배럴당 115.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119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100달러대로 내려갔다가 다시 들썩이는 양상이다.
나프타 공급망에도 추가 충격이 예상된다. 유럽산 나프타 물량 상당수가 수에즈 운하와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이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나프타 수입 중 유럽산 비율은 5.9%(95만8081t)였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홍해 항로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을 국내 반입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수출 통제를 완화한 이후 국내 기업이 러시아산 나프타를 반입한 첫 사례다. LG화학 측은 “통상적으로는 NCC(나프타 분해 설비)를 하루 가동하는 데 약 1만t을 쓰지만, 현재는 가동률을 최대한 낮추고 있어 3~4일치 물량”이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11월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고 한국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선적 물량이 희망봉을 우회했다. 삼성전자의 2024년 물류비는 2조9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급증했다. 다만 이번에 국내 기업의 유럽 수출에 미칠 영향은 2023~2024년보다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아시아~유럽 컨테이너선이 2024년 이후 희망봉 우회로를 이미 ‘뉴 노멀’로 받아들여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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