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과외’ 나선 러시아·우크라, 중동서 대리전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6. 3. 3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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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실전 경험 살려 공격 전술 전수
우크라, 중동국에 대응 방법 지원
2022년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AP 연합뉴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을 시작한 양국이 중동에서 사실상 ‘드론 대리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론의 전술적 가치가 확인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 우방국에 노하우를 전수하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미국과 유럽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러시아는 다량의 드론을 이란에 공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는 이란과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이란산 ‘샤헤드’ 드론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이 드론을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던 러시아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방공망 교란 장치와 제트 엔진 등을 추가해 업그레이드된 드론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이란은 자체적으로 샤헤드 드론을 만들 수 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발전된 항법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성능을 개선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드론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작전별로 필요한 드론의 대수와 최적 공격 고도 등 전술적 지침도 이란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공망을 구축해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대응해 온 우크라이나도 이란의 공습을 받는 중동 국가를 지원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와 드론 대응 기술을 포함한 방공 협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에 타격을 입은 카타르는 우크라이나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협정을 이미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는 “이란 드론을 격추하는 데 우크라이나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란 전쟁으로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득을 보며 전쟁 수행 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도 이란이 타격을 입을 경우 미국·이스라엘에 맞서는 중동 지역의 연합 전선이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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