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벌려고 마약 조직까지 가입… 더 큰 범죄에 빠져드는 중독자들
10명 중 7명이 타인 권유로 투약
유통·제조까지 손대는 경우 많아

마약에 한 번 손을 대면 단순한 투약에 그치지 않는다. 마약 유통이나 판매 등 더 큰 범죄로 빠지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마약은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는 것을 넘어 중독자를 범죄의 굴레에 갇히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은 약 살 돈을 구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에 뛰어든다. 아이돌 그룹 출신 A(31)씨는 2018년 처음 약에 손을 댔다. 걸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얼마 안 가 실패했다. 이후 몇 차례 성형 수술을 받다가 프로포폴에 중독됐다. 이후 1년도 안 돼 케타민·코카인·필로폰까지 마구 손을 댔다. A씨는 약 살 돈이 없어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결국 A씨는 2020년 필로폰 판매 조직이 벌인 범행에 가담했다. 1g에 50만~60만원 하던 시세보다 싼값에 필로폰을 받아 가까운 지인들에게 팔았다. 그렇게 번 돈으로 다시 마약을 사서 투약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10여 차례 경찰서와 검찰, 법원, 구치소를 드나들었다. 작년 말 징역 2년을 살고 만기 출소해 지금은 법원이 명령한 마약 재활 교육을 받고 있다.
2016년 호주 시드니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다가 엑스터시에 중독된 B(29)씨. 1년 만에 귀국했지만 그사이 그는 마약 판매상이 됐다. 호주에서 만난 유통 조직에서 마약을 받아 한국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B씨도 약 살 돈을 벌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 그는 2018년 경찰에 검거돼 약 6개월 동안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나왔다. 이후에도 마약 투약과 판매를 이어가던 B씨는 결국 중독 증세가 심해져 격리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투약과 판매·유통은 형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서 “그런데도 중독자들은 투약에서 시작해 유통이나 제조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죄의 경우, 향정신성의약품 기준으로 단순 투약은 법정 형량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지만, 매매 또는 알선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을 시작한 계기는 ‘다른 사람의 권유’가 75.9%였다. 다음으로 ‘호기심’ 48.3%, ‘즐거움’ 17.2%, ‘불쾌한 감정 해결’과 ‘스트레스 해결’이 각각 10.3%였다. 구매 경로는 ‘친구 또는 지인’이 72.4%였다.
C(20)씨는 고교 때 남자 친구를 통해 대마를 처음 접했다. 그는 “전자담배라고 해서 피웠는데 대마였다”며 “대마는 몸에 경련이 일어나 한동안 끊었는데, 남자 친구가 다른 약물들을 소개해 중독됐다”고 말했다. C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한 차례 구치소를 다녀왔고, 2024년 보호관찰 기간에 친구들과 모텔에서 필로폰을 맞으면서 한 친구에게 강제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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