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해까지 봉쇄 조짐, 수출 주도 우리에게 진짜 위기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미국·이란 전쟁에 뛰어들면서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세계 물류 동맥' 홍해마저 봉쇄될 조짐이다. 호르무즈해협이 막혀 경제난을 겪고 있는 세계는 이제 더 참혹한 위기 앞에 선 것이다. 실제 홍해가 후티에 의해 통제된다면 지금까지와 또 다른 차원의 물류 대란이 예상된다. 유조선은 물론 중동 해역을 지나는 대다수 배가 피격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사실상 남아 있지 않게 되면서다. 이 경우 특히 유럽으로 수출 다변화가 절실한 우리에겐 치명적이다. 민관은 물론 노사 모두 지혜와 힘을 합쳐야 넘어설 수 있는 절체절명 난관이다.
후티는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접한 예멘 상당 지역을 지배 중이다. 이들은 앞서 2023년 가자전쟁 당시 홍해상 배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무차별 타격했는데, 이때 피해 규모는 1조 달러가 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런 후티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참전한 만큼 이번에도 홍해에서 미국 및 우방국 선박을 위협할 공산이 매우 크다. 호르무즈해협처럼 봉쇄가 이뤄진다는 건 중동산 원유를 해상 운반할 유일한 '생명줄'이 끊어지는 것과 진배없다. 당장 홍해 주변 적신호가 켜지자 우리 증시 등 시장은 곤두박질쳤다.
호르무즈해협과 홍해가 동시에 막히는 미증유 사태가 벌어지면 우리로선 유가에 이어 유럽 수출 물류비 폭등이 큰 걱정이다. 컨테이너선들이 홍해와 수에즈를 지나 지중해로 진입하던 경로를 포기하고 9,000㎞나 먼 희망봉로를 선택해야 한다. 홍해가 봉쇄된 과거 사례를 보면 물류비는 70% 이상 뛰었는데, 호르무즈 영향을 더한다면 이번엔 2배 넘게 폭증할 수 있다. 결국 차 반도체 가전 등 우리의 주요 유럽 수출품은 경쟁력을 잃고 에너지 수급난에 이어 산업 전반이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물가인상으로 내수가 주저앉고, 수출마저 위태로워지는 진짜 위기가 코앞이다. 정부는 기업 물류 리스크 관리에 지원을 아끼지 말고, 노동계는 "노사갈등을 휴전하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요청대로 지금의 어려움 앞에 손을 보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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