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불법 대북송금’ 녹취록 공방, 전문 공개해야

조선일보 2026. 3. 3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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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29일 국회에서 당시 박상용 검사와 통화를 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전 이화영 평화부지사 변호인 서민석, 김동아 의원. /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민주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3년 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와 자신의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검찰의 회유 의혹을 제기했다. 박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이 사건 주범으로 만들려고 압박과 회유를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이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고, 이 대통령은 공범으로 기소된 상태다. 회유가 사실이면 검찰 기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박 검사는 “녹취가 짜깁기됐다”며 반박하고 있다.

서 변호사가 공개한 것은 2023년 6월 19일 통화 녹취 일부다. 당시 박 검사는 “이재명씨가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거’는 당시 구속 상태였던 이화영씨를 석방하는 보석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검찰이 이화영씨를 회유해 거짓 자백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이화영을 단순 뇌물죄의 종범으로 의율해 달라’고 무리한 제안을 해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이 상태로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통화 녹취가 이뤄진 것은 이화영씨가 검찰에서 “쌍방울의 이재명 경기지사 방북 비용 대납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직후다. 이미 이런 진술이 나왔는데 검찰이 이화영씨를 회유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특히 그때는 가만있다가 3년이 지나서야 녹취록 일부를 공개한 서 변호사는 지금 민주당 소속으로 청주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의문을 없앨 방법은 간단하다.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면 된다. 박 검사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핵심적인 부분들을 조금씩 공개하겠다”고 한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대북 송금 연루 의혹과 관련한 중대한 사건이다. 민주당 주장대로 녹취록이 허위 자백의 증거라면 공개를 미룰 이유가 없다.

민주당은 앞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면회 온 회사 관계자에게 “이재명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는 구치소 녹취록을 들어 ‘조작 기소’라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이에 대해서도 “짜깁기”라고 했다. 이 녹취록은 법무부가 작년 9월 이화영씨가 제기한 검찰의 진술 회유 의혹을 조사하면서 확보한 것이다. 민주당 주장이 확실하다면 이재명 정부의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녹취록도 아직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먼저 각종 녹취록 전체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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