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끝나지 않은 시련, 한 타석 치고 쓸쓸한 2군행… 3000안타 시계, 언제 다시 돌아갈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팀의 호주 멜버른 1차 전지훈련을 지휘 중이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월 5일 저녁, 한국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발신인인 그날 뒤늦게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 합의한 베테랑 손아섭(38·한화)이었다. 손아섭은 계약이 늦어진 것에 대해 미안해하면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설명했고, 김 감독은 덕담으로 감싸 안았다.
다만 1군 캠프가 진행 중인 호주로 바로 부르지는 않았다. 2군 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고치에서 훈련을 하도록 했다. 내친 게 아니라 배려였다. 개인 훈련을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열흘 넘게 따뜻한 곳에서 단체 훈련을 한 1군 선수들보다는 페이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와서 괜히 오버페이스를 하면 좋을 게 없었다. 대신 2군에서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도록 했다. 베테랑인 만큼 굳이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몸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대신 하나의 약속은 했다. 2차 캠프까지 다 끝난 뒤, 한국에 들어가 시범경기를 앞두고 1군에 부르겠다고 말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귀국하자마자 손아섭을 1군에 불렀다. 시범경기 전 연습경기부터 투입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FA 신분이었지만 올해 1년 1억 원이라는 사실상의 연봉 계약을 한 손아섭은 이를 악물었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385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자 개막 엔트리에도 넣었다. 하지만 개막 시리즈 2경기를 치른 뒤,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멍 난 포지션은 있는데 손아섭이 뛸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한화는 외야 및 지명타자 구도가 어느 정도 윤곽을 그린 상태다. 좌익수 문현빈,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는 고정이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올해 4년 100억 원에 계약하고 데려온 강백호가 있다. 손아섭이 뛸 자리가 없다. 여기에 신인 중견수 오재원이 개막 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문현빈을 중견수로 옮길 여지도 사라졌다. 좌타 대타 요원밖에 안 됐다. 반대로 투수는 11명밖에 없었다. 다음 주 선발 투수들을 추가하기 위해 엔트리를 비우려면, 결국 누군가 내려가야 했다. 손아섭이 그런 계산 속에 2군으로 갔다.
개막 시리즈에서는 한 타석을 출루 없이 마쳤다. 멀리 보면 지금 상황에서는 2군에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 1군에서는 뛸 자리가 마땅치 않다. 부상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즌 전 구상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손을 댈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2군에서 더 많은 타석에 나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다양한 상황을 마주한다. 부상이나 부진한 선수는 반드시 나온다.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주전으로 자리를 하는 선수들도 많다. 김경문 감독은 적어도 타격과 상대 투수와 수싸움에서는 손아섭이 아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추후 자리가 열리면 콜업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2군에서 콜업 1순위 활약을 해야 한다. 타이밍도 맞아야 한다. 일단 언제 다시 1군으로 올라올지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손아섭은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보유자다. 2618개의 안타를 쳤다. KBO리그에서 3000안타 선수가 나온다면 가장 유력한 선수 중 하나로 뽑힌다. 언제쯤 3000안타를 향한 여정이 다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기다림은 짧을 수도 길어질 수도 있다. 예단하기 어렵다.

한편 경기가 없었던 30일, 손아섭 외에도 3명의 선수가 더 2군으로 내려갔다. NC에서는 외야수 권희동과 투수 손주환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권희동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28일 창원 두산전에 선발로 나가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29일도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첫 타석 소화 뒤 옆구리 쪽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병원 검진을 진행했다. 일단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1군에서는 빠졌다. 하루 이틀 관리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손주환은 29일 창원 두산전에서 ⅓이닝을 던지면서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2군으로 내려가 경기력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SSG 좌완 김택형도 2군으로 내려갔다. 한때 팀의 마무리였던 김택형은 지난해 절치부심 끝에 시즌 중반 1군에 올라와 쏠쏠한 활약을 했다. 올해도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투수 조장도 맡았다. 하지만 29일 인천 KIA전에서 ⅔이닝 1피홈런 2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2사 후 흔들렸는데, 왼 엄지 손가락에 근육 경련이 있었다.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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